개혁신당 유튜브 갈무리
지난달 27일 개혁신당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이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70만 회를 돌파한 뒤 이달 18일까지 약 93만 회의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원 출마를 독려하며 올린 40초 남짓의 짧은 영상이 젊은층 사이에서 크게 화제 된 것. “연봉 5000만 원에 겸직도 되는 직장” “진짜 해볼만할 껄” “가능성이 보이면 댓글로 ‘도전’”과 같이 쉽게 와 닿는 문구들과 빠른 장면 전환 등이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최근 정치권에선 이처럼 선거 홍보부터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입법 활동까지 국회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쇼츠’(60초 안팎의 짧은 영상)로 담아 홍보하는 일명 ‘쇼츠 정치’가 유행하고 있다. 10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SNS에 올라온 ‘북한 믿고 기다리자는 李정부 vs 절대로 못 믿겠다는 5선 의원’ 제목의 1분짜리 영상은 3일 만에 조회수 30만 회를 기록했다. 윤 의원이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 중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질의를 하는 모습이 담긴 이 영상이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북한과의 관계 등을 두고 토론의 장이 됐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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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관계자들은 ‘쇼츠 정치’ 유행의 배경엔 보도자료 등 기존의 공식 창구를 벗어나 자신만의 플랫폼에서 쉽게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 등을 꼽는다. 한 의원실 관계자 A 씨는 “기존엔 국회의원들이 무겁고 다가가기 어려운 이미지였다면, 쇼츠에선 친근한 모습들을 많이 보이는데 이걸 신선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 B 씨는 “요즘은 세대를 불문하고 긴 동영상보다는 짧은 영상을 선호한다”며 “쇼츠가 일반 영상보다 제작하는데 품도 훨씬 덜 드는데 파급력은 크니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잡한 입법 활동을 60초 안에 녹이면서 자극적인 언어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자극적 언행을 남발할 수 있다는 것. 지난해 말 국정감사 기간 동안 쏟아진 여야 의원들의 쇼츠에는 “개풀 뜯어 먹는 소리” “멘붕” “제가 깐족거렸냐” 등이 제목으로 달렸다. 최근엔 일부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을 쇼츠에서 소개하며 ‘XXX 사형 법안’ 등 자극적인 제목을 달기도 했다.
여의도 관계자는 “기존 정치 영역의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세대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강력한 ‘쇼츠’의 파급력으로 이제 정치권에선 ‘안 하면 뒤처진다’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하지만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무분별한 ‘쇼츠 남용’은 정치를 얕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