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만 나는 불 아니다…생활권 관리가 피해 좌우 13일 행안장관, 관계부처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 발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6.2.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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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조건 변화로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산불 위험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3일 행정안전부와 산림청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11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89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53건 대비 1.7배 증가했다. 피해 면적은 16ha에서 247ha로 16배 확대됐다. 발생 건수보다 피해 면적 증가 폭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산불의 대형화 위험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산불의 특징은 산림 내부보다 생활권에서 시작돼 산림으로 번지는 화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건축물 화재와 전기적 요인, 화목보일러 사용 등 생활 환경에서 발생한 불이 산으로 확산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산불 위험이 시민 일상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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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3일 행안부 법무부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경찰청 소방청 등 7개 관계기관 합동으로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건조한 기상 여건 속 산불 예방수칙 준수와 국민 참여를 당부했다. 산불 위기경보 단계가 사상 처음으로 1월 중 ‘경계’ 단계까지 격상되는 등 산불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예방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2.13. scchoo@newsis.com
정부는 담화문에서 설 연휴 전후 성묘와 야외활동 증가로 산불 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산 시 라이터 등 인화물질 소지 금지 ▲취사·흡연 등 불씨 발생 행위 금지 ▲산림 인접 지역 영농부산물·쓰레기 소각 금지 ▲연기나 불씨 발견 시 즉시 119 또는 112 신고 등을 주요 행동 수칙으로 제시했다.
● “불을 끄는 것보다 번지지 않게 하는 관리가 중요”
최근 산불 위험 구조를 고려할 때 예방의 핵심은 단순히 불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산림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생활권 환경을 관리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에는 건축물 화재가 산불로 번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기적 요인과 화목보일러 사용 역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강수량 감소와 낮은 상대습도 등 건조한 기상 조건도 산불 대형화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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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응 경험이 많은 재난안전 분야 관계자들은 산림 인접 지역 주택이나 창고, 비닐하우스 주변의 가연성 물질을 미리 제거하고 화재 발생 시 산으로 번질 수 있는 환경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는 타고 남은 재 처리와 연통 관리, 주변 정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노후 배선이나 임시 전선 등 전기 설비 점검도 산불 위험 시기 이전에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조주의보가 장기간 지속되는 지역에서는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불 재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초기 대응의 중요성…“투입 늘고, 시간 줄었다”
2025년 가을철 산불은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대응 양상은 달라졌다. 건당 투입 인력은 88명에서 116명으로 33% 증가했고 헬기 투입은 2.6대에서 4.3대로 65% 늘었다. 초기 대응 자원을 확대 투입한 결과 피해면적 기준 주불 진화 시간은 1ha당 7시간 18분에서 3시간 58분으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초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건당 인력 투입은 94명에서 152명으로 증가했고 헬기 투입 역시 확대되면서 초기 대응 역량이 강화된 모습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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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발생 환경은 과거보다 더 악화하고 있다. 건조 기간이 길어지고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의 대형화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최근 대응에서는 초기 자원 투입 확대와 범정부 협력 대응 체계 강화로 진화 속도가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산림청이 현장 진화를 지휘하고 행안부가 범정부 자원 동원과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등 관계 기관 통합 대응 체계가 정착되면서 초기 단계에서 인력과 항공 진화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대응 방식이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날 담화문에서 “최근 10년간 산불 원인의 약 73%가 입산자 실화와 불법 소각 등 개인 부주의에서 발생한 만큼 산불을 막는 최후의 보루는 생활 속 실천에 있다”며 “설 연휴 기간 입산 시 라이터 등 인화물질 소지와 취사·흡연을 삼가고, 산림 인접 지역에서 영농부산물이나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책무로 삼고 산불 초기 단계부터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해 대형 산불을 사전에 차단하고,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주민 대피 조치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법 소각 등 부주의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재난 대응 전문가들은 산불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발생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 초기 대응 속도를 높여 확산을 억제하는 체계가 피해 최소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 산불 발생 시 처벌·신고 요령
처벌
고의 산불: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과실 산불: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산림 인접 100m 내 무단 소각 및 담배 흡연 등도 처벌 대상
신고
연기·불씨 발견 시 즉시 119 또는 112 신고
신고 시 화재 위치, 규모, 주변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달
강풍 등 위험 상황에서는 직접 진화보다 즉시 대피 우선
처벌
고의 산불: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과실 산불: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산림 인접 100m 내 무단 소각 및 담배 흡연 등도 처벌 대상
신고
연기·불씨 발견 시 즉시 119 또는 112 신고
신고 시 화재 위치, 규모, 주변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달
강풍 등 위험 상황에서는 직접 진화보다 즉시 대피 우선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