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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성인 모드’ 반대한 여성 임원 해고…성인 콘텐츠 도입 앞두고 논란

입력 | 2026-02-12 16:53:42

생성형 인공지능 기업 내부 갈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이미지. 화면 한쪽에는 발표 중인 여성 인물이 작게 배치되고, 반대편에는 추상적인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분할된 빛 효과가 대비되며 조직 내부 정책 충돌과 긴장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챗GPT AI 생성 이미지


오픈AI가 챗GPT의 ‘성인용 콘텐츠’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해당 정책에 반대 의견을 제기해 온 여성 고위 임원을 해고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 내 ‘수익화 확대’와 ‘안전 정책’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식 해고 사유는 남성 직원에 대한 성차별이지만, 업계에서는 성인 콘텐츠 정책을 둘러싼 내부 충돌이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제품 정책팀을 이끌어 온 라이언 바이어마이스터(Ryan Beiermeister) 부사장을 지난 1월 초 해고했다. 회사 측은 해당 임원이 남성 동료에 대해 성차별적 행동을 했다는 점이 해고 사유라고 설명했으며, 바이어마이스터는 성명을 통해 “성차별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바이어마이스터는 해고 직전까지 오픈AI가 준비 중인 ‘성인 모드’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경영진과 반대 의견을 제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별도 입장을 통해 “해당 임원의 퇴사는 회사 내부 정책 이슈 제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 샘 올트먼의 ‘성인 대우’ vs 정책팀의 ‘중독 및 안전 우려’

이번 인사 조치는 오픈AI가 올해 초 챗GPT에서 성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성인 모드’ 기능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해당 기능은 성적인 주제를 포함한 대화를 허용하는 형태로 알려졌으며, 일부 내부 연구진과 자문위원회에서는 사용자 의존성 심화, 청소년 접근 차단 문제 등 안전성 우려를 제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플랫폼에서 허용되는 콘텐츠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성인 이용자를 성인답게 대우하기 위한 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해 왔다. 이에 바이어마이스터를 비롯한 사내 연구진과 자문위원회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들은 ▲사용자가 AI 챗봇에 건강하지 못한 심리적 애착을 갖게 될 위험성 ▲아동 착취 콘텐츠 및 청소년 접근 차단 메커니즘의 불완전성 등을 근거로 출시 재고를 촉구했다. 특히 성적인 콘텐츠가 제공될 경우 AI를 실제 동반자로 인식하는 과도한 정서적 의존 가능성이 있다.

● AI 시장 경쟁 격화 속 플랫폼 ‘몰입도 전략’ 강화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생성형 AI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플랫폼 전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한다. 최근 구글 제미나이(Gemini)의 급성장과 xAI의 그록(Grok) 챗봇이 규제 완화형 콘텐츠 전략으로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성과를 내면서, 주요 AI 기업들 사이에서 사용자 몰입도 확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 역시 매주 8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챗GPT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광고 도입 등 본격적인 수익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성인 콘텐츠 허용 범위 확대가 이러한 수익화 전략과 이용자 체류 시간 확대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의 xAI가 운영하는 그록은 성인용 콘텐츠에 대한 가드레일을 완화함으로써 사용자 몰입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 AI 산업, ‘안전 정책’의 새로운 시험대

이번 해고를 계기로 생성형 AI 기업 내부에서 정책·안전 조직의 역할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AI 산업 초기에는 안전성과 윤리 가이드라인 구축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됐지만,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광고·구독·콘텐츠 확장 등 비즈니스 전략이 동시에 강화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참여도를 높이는 기능 확장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안전 정책 조직의 영향력이 유지될지 여부가 향후 산업 흐름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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