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경찰-소방 633명 64시간 허비 유사 범죄 막기 위해 강력 대응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군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허위 협박 글을 올렸다. 이들은 사이가 나빠진 또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서, 혹은 “학교가 휴교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경찰 379명과 소방 232명, 군 9명 등 총 633명이 투입돼 현장을 통제하고 폭발물을 수색해야 했다. 조 군은 지난달 공중협박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과는 별개로 인천경찰청은 조 군 일당에게 112 출동과 유류비 등을 종합해 총 7544만 원을 청구할 방침이다. 지난해 3월 형법에 공중협박죄를 신설한 이래 최고액이다. 경찰은 이 같은 행정력 낭비와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해 앞으로도 허위 신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제기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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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 몇번에 짭새 왔다갔다, 웃기다” 폭파 거짓글 올리고 조롱
허위신고 ‘스와팅’에 철퇴
고교생 일당, 작년 13차례 ‘범죄’… 범죄 조직처럼 총책-작가 역할 나눠
“추적 계속땐 안잡히는 법 유포” 협박
경찰 “공중협박, 행정력 낭비 도 넘어”… 민사 대응 수위 높이고 ‘무관용’ 방침
고교생 일당, 작년 13차례 ‘범죄’… 범죄 조직처럼 총책-작가 역할 나눠
“추적 계속땐 안잡히는 법 유포” 협박
경찰 “공중협박, 행정력 낭비 도 넘어”… 민사 대응 수위 높이고 ‘무관용’ 방침
“야, 네가 OO고등학교 휴교시켰다며. 우리 학교도 한번 해줘.”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10시경 보안 메신저 디스코드의 한 대화방. 이 한마디에 충남 아산시 인근 경찰서와 소방서에 비상이 걸렸다. 또래 학생의 ‘청부’를 받은 고교생 조모 군 일당이 “아산시의 한 고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조 군이 기획한 이 폭파 협박 글 때문에 경찰 17명과 소방 24명, 군 6명 등 총 47명이 출동해 2시간 27분 동안 학교 구석구석을 뒤져야 했다.
● “IP 우회해 못 잡을 것” 경찰 비웃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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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러한 동원 과정을 지켜보며 공권력을 조롱했다. 조 군 등은 “뻘글 몇 번 쓰니 짭새(경찰을 비하하는 속어) XX들 소방차에 특공대에 왔다 갔다 하는 거 웃기다” “짭새들 왜 이렇게 열심이냐. 어제는 하루 종일 주변 순찰했더라” 등의 대화를 나누며 비웃었다. 또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고 전용 기기로 하드디스크 밀어서 증거 인멸 깔끔하게 할 거다”라며 수사 회피를 자신하고, “추적을 멈추지 않으면 폭파 협박을 하고도 잡히지 않을 방법을 온라인에 퍼뜨리겠다”며 경찰을 향한 협박도 일삼았다.
조 군 일당은 범죄 조직과 유사한 체계까지 갖췄다. 조 군은 협박 글을 게시할 사이트를 선정하고 언론 동향을 확인하는 일종의 ‘총책’을 맡았다. 다른 10대는 협박 글을 쓰는 ‘작가’와 VPN으로 인터넷주소(IP)를 우회해 글을 올리는 ‘게시자’, 글을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경찰에 신고하는 ‘신고 선수’, VPN 설정법을 연구하는 ‘연구자’ 등으로 각각 역할을 나눴다. 이들은 사이가 나빠진 또래의 명의로 글을 작성해 죄를 뒤집어씌우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공중협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 군 측은 5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제민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공범에게) 수법을 알려준 적은 있지만 범행을 지시한 적은 없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 폭파 협박 글에 민사소송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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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민사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은 허위 협박 글로 인한 행정력의 낭비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찰특공대와 소방대원 등이 가짜 폭발물을 수색하는 동안 진짜 위기에 빠진 시민의 구조가 늦어질 수 있는 만큼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서울경찰청은 허위 협박에 대응하는 손해배상심의위원회를 매달 열기로 했다.
‘무관용 민사’ 방침은 협박범 중 다수를 차지하는 10대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은 형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인 공중협박 처벌은 피할 수 있지만 민사로는 제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통령 암살 글을 썼다가 구속된 협박범도,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등 폭파 협박 글을 올린 게시자도 모두 10대였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