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국제 학술지 발표 PFAS만 흡수하는 추출액 개발 모래, 흙 등 불순물은 흘려보내 여과 속도-분석 정확도 높아져
한번 만들어지면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PFAS를 검출하고 분해하는 기술이 성숙하고 있는 데다 불소를 재활용하는 기술도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복잡한 환경에서도 PFAS를 정확히 찾아내는 검출 기술부터 상온에서 효과적으로 분해하고 나아가 분해 산물을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순환 경제 기술까지 구현됐다.
PFAS는 탄소와 불소가 강하게 결합된 인공 화합물이다. 프라이팬 코팅제, 방수 의류, 반도체 공정 등에 널리 쓰인다. 문제는 하천과 수돗물을 통해 인체에 축적되면 면역력 저하, 신장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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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환경에서 PFAS만 딱 골라내는 칩
이 가운데 국내에서 여과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PFAS를 바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최근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주현 선임연구원 연구팀과 유재범 충남대 교수 연구팀이 고형물이 복잡하게 섞인 시료를 여과하지 않고도 PFAS를 바로 검출·분석할 수 있는 미세유체칩을 개발하고 국제 학술지 ‘ACS센서스’에 지난해 12월 표지 논문으로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PFAS 검출이 어려운 이유는 환경 시료에 모래, 토양, 음식물 찌꺼기 같은 고형물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고형물을 걸러내는 전처리 과정이 필수다. 이 과정에서 정작 검출해야 할 미량의 오염 물질이 함께 사라지거나 분석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미세칩 내부에 오염물질만 흡수하는 소량의 추출액을 고정시켜 두고 이를 나중에 다시 꺼낼 수 있도록 장치를 설계했다. 오염된 시료는 계속 흐르지만 추출액은 제자리에 머물면서 PFAS만 빠르게 흡수하고, 모래나 흙 같은 고형물은 채널을 따라 그대로 흘러나가 장치가 막히지 않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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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해에 그치지 않고 유용한 물질로 재합성
미국 시카고대와 노스웨스턴대 공동연구팀은 PFAS를 상온·상압에서 95% 분해하고 분해 과정에서 나온 불소를 배터리 소재 등 유용한 화학물질로 재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시카고대 연구팀은 리튬 금속을 이용한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상온·상압에서 PFOA의 95%를 분해하고 94%를 불소 이온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120도의 고온에서 부식성이 강해 장비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는 수산화나트륨 용액이 필요했다.
분해 과정에서 나온 불소는 버려지지 않고 배터리 소재 등 유용한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데 다시 사용됐다. 불소는 미국 에너지부가 에너지 분야 핵심 광물로 지정할 만큼 중요한 원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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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 동아사이언스 기자 jjw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