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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아프게 하던 과거의 상대방을 붙잡고 있어 봐야…내면의 깨달음 꺼내야”

입력 | 2026-02-08 14:21:00


다카 국제영화제 영적 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대해 스님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영화는 한 번 만들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언제든지 많은 사람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부처님도 지금 세상에 나셨으면 영화나 K팝 등으로 설법하셨을지 모른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대해 스님 제공 



“우리는 모두 부처입니다. 단지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지요.”



지난달 10~18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제24회 다카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영화(A Vast Algorithm of Humanity:The Movie)’가 최우수 작품상(영적 영화 부문)을 받았다. 감독이자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대표인 대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대해사 국제선원장)은 2일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게 뭐냐”라는 물음에 이런 답을 내놓았다.

다카국제영화제는 남아시아 최대, 최고 권위의 국제영화제 중 하나다. 1992년 상업주의 영화 산업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됐으며, 올해 영화제에서 60여 개국 20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대해 스님은 작품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는 내면에 엄청난 영적 능력이 있는데, 보이지 않으니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모르니 찾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라며 “방치된 영적 능력을 주인공이 하나하나 소통하고 깨달아가며 키워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보통 사람도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없는 것을 찾으려 한다면 어렵겠지요. 하지만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이니 ‘잘 꺼내 보려는’ 노력만 하면 누구나 깨달음(본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본질을 보려면 먼저 깨달음을 방해하는 현상부터 놓아야지요.”

스님은 싸움이 잦은 한 부부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툭 하면 ‘옛날에 당신이~’하며 싸우는 부부가 있어요. 지금은 달라졌는데도 여전히 나를 아프게 했던 과거의 상대방을 붙잡고 놓지 않고 있는 거죠. 지금 좋은 모습이 보이겠습니까?”

지금까지 120여 편의 영화를 만든 그는 오스트리아 에벤세 국제영화제(은상), 에스토니아 탈린 국제영화제(1등상) 등 해외 영화제에서 90여 회나 수상해 해외에서 더 알려진 감독. 201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55회 백야(White Nights) 국제영화제에선 ‘색즉시공 공즉시색’ 등 작품 4편이 감독전 특별 초청으로 상영됐다. 이런 인연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시 교육자와 교육행정가들을 대상으로 20여 회에 걸쳐 불교와 한국 전통문화를 강의했다.

또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을 찾아가는 신학대학원생들을 그린 ‘산상수훈’은 ‘2017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특별 섹션(스펙트럼 부문)에 초청됐다. 스님은 당시 재능 있는 아시아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넷팩(NETPAC)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기도 했다.

대해 스님은 “이달 말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소크라테스의 환생’이 크랭크인 된다”라며 “종교는 달라도 진리는 하나”라고 말했다.

“워낙 사회가 복잡해지고 변화가 심해지다 보니 어디에 중심을 두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저는 그 정확한 방향성이 인류 공통의 가치관인 ‘공동의 선’에 있다고 봅니다. 모든 현상의 본질인 이 공동의 선을 알리고, 공동의 선을 삶의 중심으로 잡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게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지요. 하하하.”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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