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에 사실상 공동관리 제안… 전체 DMZ 면적 최대 50% 달해 “정전협정 위배” 반발했던 유엔사… 한국측 제안 수용 가능성은 낮아 일각 “北, 유엔사 무력화 악용 우려”
● “철책 기준으로 韓-유엔사가 각각 DMZ 관할”
국방부가 유엔사에 제안한 요지는 DMZ 남측구역 내 남방한계선 철책 위치를 기준으로 그 이북과 이남의 관할권을 유엔사와 한국군이 각각 행사하자는 것이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DMZ 내 남방한계선 철책은 MDL 이남 2km 지점에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1960년대와 1980년대 북한이 DMZ 북측구역 내 북방한계선 철책을 대거 남하했고, 이에 맞서 우리 군도 DMZ 내 일부 남방한계선 철책을 북상해 설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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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엔사는 지난달 말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 권한을 한국 정부가 갖는 ‘DMZ법’이 정전협정에 위배되고, 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DMZ 관할권을 군사적, 비군사적 목적이 아닌 물리적 위치(철책)로 구분 짓자는 우리 군의 제안은 일종의 ‘절충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유엔사가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통일부와 여당 주도의 ‘DMZ법’이 정전협정과 “완전히 상충한다”고 공개 비판한 유엔사가 DMZ의 ‘공동관리’로 비칠 수 있는 우리 군의 제안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 다른 소식통은 “통일부에 이어 국방부까지 나서 유엔군사령관의 고유 권한인 DMZ 관할권을 쟁점화하는 것에 대해 유엔사 내부에서 불편해하는 기류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유엔사는 우리 군의 제안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北, 유엔사 무력화에 악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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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북한은 집요하게 유엔사 무력화를 시도해 왔다.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공동관리기구’에서 유엔사 배제를 끝까지 요구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정전협정에 따라 JSA 남측 관할권을 가진 유엔사 배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또 1990년대 이후 정전체제 무력화 목적으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도 인정하지 않는 한편 유엔사가 미국에 복종하는 ‘가짜 유엔기구’라는 주장도 되풀이해 왔다. 군 고위 소식통은“‘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북한은 정전체제 무력화와 유엔사 해체를 통한 주한미군 철수 등 대남전략에 변함이 없다”며 “한국이 유엔사와 ‘원 보이스’를 내도 모자랄 판에 자꾸 이견을 표출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에 대한 군내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