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늦어도 설 직후 발표 전기차 캐즘 극복 ‘실탄’ 확보 넘어 향후 글로벌 ESS패권 도전 승부처 컨소시엄 일부 외국계 자본 참여… “국내 생태계 기여도 높은곳 유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저가 공세로 혹독한 ‘보릿고개’를 건너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가 다음 주 발표될 1조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입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입찰이 당장의 보릿고개를 넘길 ‘현금’ 확보 차원을 넘어, 향후 200조 원대로 급성장할 글로벌 ESS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한 결정적 ‘승부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달 마감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결과를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설 연휴 직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총 540MW(메가와트), 배터리 용량 기준 약 3.24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약 1조 원에 달한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거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ESS용 배터리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3사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5.3%로 전년(18.7%) 대비 3.4%포인트 뒷걸음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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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기업 입장에서 이번 입찰 결과가 글로벌 ESS 시장 진출을 위한 ‘이력서’가 될 수 있는 만큼 전략적 가치 또한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ESS는 한 번 설치하면 10년 이상 가동해야 하는 전력 인프라의 특성상 발주처들이 제품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사업 수행 이력’이 중요하다. 앞으로 북미 등 대형 전력 회사들은 자국 내 프로젝트에 참여할 파트너를 선정할 때 본국에서의 대규모 설치 및 운영 경험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1조 원대 공공 입찰을 따내는 기업은 단순히 국내 매출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북미 등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는 ‘정부 보증서’를 쥐게 되는 셈이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정부가 ‘국내 산업 육성’이라는 취지를 내세운 만큼 국내 산업 생태계 기여도가 높은 곳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2차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 중 3분의 1 이상이 미국계 사모펀드 등 외국계 자본과 손을 잡았고, 절반 이상이 중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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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