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주중국대사가 주중대사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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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발표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주중 한국대사 일가의 자산이 5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관급 예우를 받는 고위공직자로 이번 재산 신고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만 재산 형성 경위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장관급 고위 외교관임에도 재산 형성 경위를 검증할 절차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에 따르면 노 대사와 그 가족의 재산은 총 530억44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재산은 부동산 132억여 원, 예금 126억여 원, 증권 213억여 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개 대상은 지난해 7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신분 변동이 있었던 고위공직자 362명이다.
노 대사는 지난해 10월 주중대사로 임명됐다. 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로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등을 지냈다. 주중 대사는 직제상 차관급이지만 외교 관례에 따라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회나 임명 동의 대상은 아니어서 재산 형성과 도덕성에 대한 사전 검증은 제한적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해외 공관 국정감사 역시 국내 감사와 달리 중계되지 않아 공적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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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24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 소송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약 300억 원 규모의 비자금 존재를 언급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는 김옥숙 여사가 210억 원대 차명 보험과 장외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동아시아문화센터에 147억 원을 기부한 사실도 공개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24년 법무부와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노재헌 주중대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비자금 의혹 규명에 나섰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검찰에 고발됐다.
이후 5·18 관련 단체 등 시민사회는 2024년 노 관장과 노 대사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검찰은 계좌 추적에 착수했다. 다만 이듬해까지 피고발인에 대한 직접 조사로는 이어지지 않아 의혹의 실체는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해외 자산 보유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2016년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를 통해 노 대사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3곳을 설립한 사실이 알려졌고 과거 이혼 소송 과정에서는 바하마 신탁 계좌에 약 100억 원 상당의 자금이 예치됐다는 주장과 홍콩 부동산 보유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에는 해외 자산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행 공직자윤리 제도상 해외 자산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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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