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계 대안학교 ‘한국폴리텍다솜고’ 이주배경 청년 위한 기숙형 학교… 컴퓨터-에너지 등 전공 3개 운영 기능사 자격증 따는 데에 도움 줘… 올해 졸업생 44명 중 43명이 취득 기술력-언어 역량에 기업 ‘러브콜’… 외국인 근로자 교육-통역 등 활약
이달 7일 한국폴리텍다솜고 컴퓨터기계과를 졸업하고 산업용 로봇 제작 기업에 입사한 베트남 출신 동응옥두안 씨가 로봇 내부 연결선을 살피고 있다. 충북 제천에 있는 한국폴리텍다솜고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기술계 기숙형 대안학교다. 2012년 개교했으며 매년 45명 안팎의 현장형 기능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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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이 다르다고 결과까지 다를 수는 없습니다. 어떤 분야라도 꾸준히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산업용 로봇 제작 기업에 입사한 베트남 출신 동응옥두안 씨(21)는 “로봇 자동화 전문가로 성장해 한국 제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 씨는 현재 이 회사에서 산업용 로봇 설치와 운용, 유지보수 업무를 맡고 있다. 2023년 어머니를 따라 한국으로 이주한 동 씨는 이달 7일 한국폴리텍다솜고 기계과를 졸업했다. 충북 제천시에 있는 한국폴리텍다솜고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기술계 기숙형 대안학교다. 2012년 개교했으며 매년 45명 안팎의 현장형 기능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 외국어 구사 가능한 현장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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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 다문화 가정에서 성장한 부민준 씨가 로봇 옆에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부 씨의 회사는 현재 베트남에도 진출했는데, 어린 시절 베트남에서 성장한 부 씨가 베트남 근로자에게 제품 사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제공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캄보디아 다문화가정 출신 서미경 씨(19)는 어린 시절부터 영어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공부했다. 한국폴리텍다솜고에서 3D 설계와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영어 실력을 인정받아 쉽게 취업도 할 수 있었다. 서 씨는 “현장 기술과 외국어 실력을 함께 갖추면 경쟁력이 배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더 글로벌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다솜고 1기 졸업생인 최성강 씨(33)는 2015년부터 충북 음성군의 아스팔트 플랜트 제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 씨는 “학교에서 스마트설비과를 다녔는데 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실무를 많이 배웠다”며 “졸업한 뒤에도 학교 선생님들이 회사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계속 관심을 보여줬다. 한국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전기과를 졸업한 베트남 출신 흐어민충 씨(22)는 학교를 마친 뒤 한국폴리텍대 성남캠퍼스 전기과에 바로 진학해 자동제어·계장 설계 분야를 더 배웠다. 이후 국내 유수의 반도체·플랜트 설계 기업에 취업했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한국어 실력도, 자신감도 부족했다”며 “기술을 하나씩 익히며 선택지를 넓힐 수 있었고, 포기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졸업생 1인당 자격증 취득률은 160%
졸업생을 채용한 기업 반응도 좋은 편이다. 산업용 로봇 제작업체 NKR 관계자는 “베트남에 수출을 많이 하는 편이라 현지 직원들과 소통할 일이 많다. 다문화 가정 출신 직원들이 업무가 아닌데도 통역을 해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도를 비롯해 다른 국가에도 진출하려고 하는데, 다문화 가정 출신 인재를 더 채용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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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