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광고 로드중
임신 36주차 산모에게 임신중절(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한 산모에게도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6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윤 모 씨(81)와 산모 권 모 씨(26) 등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윤 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500만 원, 추징금 11억 5016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산모 권 씨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광고 로드중
검찰은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법의 공백 상태를 이용해 생명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산모에 대해서는 “태아가 사산된다고 하면 의료진이 태아의 사망을 확인하는지 여부를 궁금해하는 것이 마땅한데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다”며 “최소한 태아가 수술 개시 이후에 사망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병원장과 집도의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지 않고 평생 생명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살아왔다”며 “피고인들의 연령, 건강, 재범 가능성 등을 종합해 선처를 베풀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산모 권 씨 측 변호인도 “살인 고의를 가진 사람이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유튜브에 영상을 제작해 올릴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신·출산 지원체계 부재 등 제도적 공백 속에서 피고인도 한 명의 피해자가 됐다”며 “낙태죄가 전면 효력을 상실한 이후 현재까지도 임신중절 주수 제한, 고주수 임신중절 범위 등 형사처벌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광고 로드중
병원장 윤 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손으로 이런 죄를 저지른 것이 의료인으로서 참담하고 부끄럽고 이미 병원은 폐업했다”며 “어리석은 판단과 잘못된 행동을 씻지 못한 죄를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산모 권 씨는 “제 잘못으로 소중한 생명을 떠나보낸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크다”며 “저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최후진술에서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 절차를 모두 종결하고 오는 3월 4일 오후에 이들의 1심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병원장 윤 씨와 집도의 심 씨는 지난 2024년 6월 임신 34~36주차인 산모 유튜버 권씨에 대해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태아를 출산한 뒤 미리 준비한 사각포로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광고 로드중
검찰 조사 결과 윤 씨는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낙태 수술을 통해 수입을 얻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 씨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입원실 3개와 수술실 1개를 운영하며 낙태 환자들만 입원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심 씨는 건당 수십만원의 사례를 받고 수술을 집도했다.
윤 씨는 이 기간 동안 브로커들에게 환자 527명을 소개받아 총 14억 6000만 원을 취득한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윤 씨에게 환자를 알선 브로커 2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 씨가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논란이 불거지며 수사가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4년 7월 유튜버와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같은 해 10월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이 병원에서 지난해 6월 낙태 수술한 산모가 수백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현행법상 임신 24주를 넘는 낙태는 불법이지만, 2019년 4월 헌재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처벌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