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만 키운 ‘이혜훈 인사청문회’ 장남 실거주 입증자료 요구엔 “없다” 국토부 관계자 “부정청약 소지 있어” 연세대 입학 놓곤 ‘조부 찬스’ 논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입을 꾹 다문 채 질문을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청문회에서 “장남이 (2023년 12월) 혼례를 올리고 곧바로 문제가 생겼다”면서 “곧바로 두 사람의 관계가 깨진 상황이라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혼례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들이 결혼식을 올린 직후 파경 위기를 맞아 이 후보자와 함께 살았다는 것. 이 후보자는 결혼한 장남을 부양가족으로 신고해 청약 가점을 부풀려 2024년 7월 아파트에 당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장남의 실거주를 입증할 자료를 내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는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부정 청약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54평형·전용면적 138m2)의 분양가는 약 37억 원이고 현재 시세는 80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자는 장남의 2010년 연세대 입학에 대해선 “사회기여자 전형 중 국위선양자로 입학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이 청조근정훈장을 받아 국위선양자로 인정됐다는 것.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은 “훈장을 받은 게 국위를 선양했다고 볼 수 있냐”고 했다. 장남이 졸업한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인 이 후보자 남편이 입학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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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부정 청약 의혹에 “명백한 불법”이라고 했고, 정일영 의원은 “장관 하지 말고, 다른 데 가서, 다른 자리에서 그 얘기하면 된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결혼한 장남 미혼으로 올려 청약 당첨… “당시 혼인 깨졌다 생각”
[이혜훈 인사청문회] 원펜타스 당첨 14개월 후 혼인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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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평형 80억 아파트 포기 의향 묻자… “수사결과 따라” 즉답 피하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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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이 후보자 자리 모니터에 과거 발언이 띄어져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54평형·전용면적 138m²) 부정 청약 의혹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결혼식을 한 장남을 부양가족으로 올려 이른바 ‘로또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장남이 이 후보자와 함께 살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요구엔 응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국민들께, 저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신 대통령님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부정 청약 의혹은 물론이고 세금 탈루 의혹, 자녀의 부모 찬스 의혹 등을 부인하면서도 핵심 자료들은 대부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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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의 장남은 2023년 12월 결혼식을 올린 뒤 부인이 서울 용산구에 마련한 신혼집으로 주소를 옮겼는데도 이 후보자와 같은 주소를 유지했다. 이후 이 후보자 남편은 2024년 7월 29일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을 해 8월 당첨됐다. 이때 장남을 포함한 부양가족 4명(이 후보자와 아들 3명)에 대한 가점 25점이 반영되면서 청약 당첨 커트라인인 74점을 딱 맞췄다.
자녀가 부양가족으로 인정되려면 미혼이면서 1년 이상 부모와 같은 주소를 유지해야 한다. 장남은 결혼 전 직장이 세종시에 있었지만 거주지를 서울 이 후보자의 집으로 둔 데 이어 결혼 후에도 분가를 하지 않으면서 1년 기준을 채울 수 있었다.
이 후보자는 이른바 ‘위장 미혼’ 의혹에 대해선 “(장남이) 관계가 깨지면서 생겨난 여러 가지 심리적, 정서적 문제로 발병해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결혼 전 세종시에 전셋집을 두고도 이 후보자 집에 주소지를 둔 데 대해선 “세탁하고 빨래 이런 것들을 혼자 하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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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으로 출석한 정수호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장은 “사실혼 관계를 숨기고 부양가족으로 등록하는 것은 부정 청약이 맞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 아파트를 2024년 약 37억 원에 분양받았고, 현재 시세는 80억 원 안팎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명백한 불법”이라며 ‘원펜타스 아파트를 포기할 수 있느냐’는 취지로 묻자 이 후보자는 “수사 결과에 따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아파트를 포기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장관 자격이 있는 걸로 본다’고 하자 수차례 고개를 끄덕이다 “(포기할 각오가) 있는 거냐, 없는 거냐”고 다그치자 “네, 있다고요”라고 말했다.
● 갑질 녹취엔 한숨 푹… “국민의힘이 보좌진 압박”
이날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재직 시절 보좌진에게 “너를 죽였으면 좋겠다” “똥오줌 못 가린다” 등 폭언을 한 녹취가 재생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한숨을 푹 내쉬며 사과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에서 당에 소속돼 있는 옛날 제 보좌진에게 얼마나 압박을 하는지 저도 다 듣고 있다”고 했다. 전직 보좌진들이 국민의힘의 압박에 못 이겨 제보를 하게 됐다는 취지다.
12·3 비상계엄 옹호 논란에 대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국민의힘 손주하 서울 중구의원은 “(이 후보자가 지난해) 4월 탄핵 선고 이후에는 활동을 잘 안 했다고 했고, (지난해) 8월 이후엔 정치할 마음이 없었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도 많은 활동을 했고, 규탄집회 동원령 지시를 내렸다”며 “정말 가증스럽다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