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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협 “쿠팡, 상생협의체 출범 후 갑질 더 심해져…출판 생태계 흔들어”

입력 | 2026-01-23 19:05:21

23일 출협 ‘쿠팡 도서 거래 관련 출판사 간담회’
출판계, 성장장려금·광고비 등 경제적 이익 요구 지속
“불공정 거래 사례 파악 후 공정위 제소 등 법적 대응”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쿠팡 도서 공정거래 촉구 출판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3. 뉴시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쿠팡이 지난해 9월 독서 진흥 및 출판 생태계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상생협의체를 구축했으나 현실은 개선이 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쿠팡 도서 거래 관련 출판사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윤철호 출협 회장, 박용수·한상준 출협 상무이사 등 출협 인사와 법무법인 지향 이상희·이은우 변호사가 참석했다. 또 출판사 관계자 30여 명이 자리했다.

간담회에서는 상생협의체 출범 이후 오히려 쿠팡의 갑질이 더 심해졌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 상무이사는 “(출협) 회원사의 입장을 청취해 상생협약 유지를 검토해보겠다”며 이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쿠팡은 매년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만큼 출협은 이에 지난해 12월 ‘불공정거래신고센터’를 운영해 회원사로부터 불공정 계약 사례를 받았다. 또 같은 달 출협은 같은 달 두 차례 회원사에 쿠팡 불공정 재계약 행위에 대한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다수의 회원으로부터 제기된 불공정 사례는 ▲성장장려금·광고비 인상 ▲공급률(소매가격 대비 납품원가) 인하 등으로 알려졌다.

공문에는 “재계약 과정에서 추가 정산수수료 요구, 성장장려금 인상, 광고비 및 정보이용료 등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회원사에게 성급한 재계약 체결을 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했다.

상생협의체 출범 이후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쿠팡은 출협에 불공정 계약을 요구하는 직원을 윤리경영위원회를 통해 파악했고, 총 담당자 4명을 사직 처리했다. 그러나 박 상무이사는 “새로운 담당 직원이 왔지만, 불공정 요구나 협박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대형출판사 A 대표는 내년 쿠팡과의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 대표는 “쿠팡이 온라인 서점과 규모가 비슷한 수준이고, 당사도 많은 책이 쿠팡에서 판매됐다”면서도 “총판으로 쿠팡에 공급하지만 성장장려금, 광고비의 상당 부분 인상을 요구해 계약하지 않아 이번 달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말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많은 판매량을 가진 당사에게도 쿠팡의 압박이 심해 여러 출판 종사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압박이 요구될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비용) 인상 요구가 지속되면 출판사 입장에서는 마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책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거나 소위 ‘잘 팔리는’ 책을 만들게 된다“며 ”출판다양성이 저해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달된다“고 했다.

출판사 직원 B씨는 성장장려금이 없는 계약을 체결하자 직접 등록 시스템을 강요해 행정 부담을 전가하고, 서적 등록에 시간적 우위가 있는 ‘패스트제도’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B씨는 ”쿠팡은 직접 등록이 더 오래 걸린다고 설명하지만, 기존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책 특성상 (출간) 초기에 빨리 등록되고, 서점과 시기에 발맞춰 판매가 중요한데 이러한 핵심적 시간에서 불편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우 변호사는 등급을 나눠 등록에 시간차를 두는 것은 법률상 문제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적시해서 전달하면 공정위에 신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은우 변호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출판사에게 법적 대응안을 설명했다. 그는 “쿠팡이 시장지배적 사업자, 거래상 우월적 지위 사업자, 대규모유통업자 지위 등 삼중적 법적 지위를 토대로 법적조치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출판사가 담합해 쿠팡에 납품을 거부하며 ‘보이콧’ 입장을 취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러나 이상희 변호사는 “절박한 상황을 사회에 전달하는 측면에서 과징금 등 일부 희생을 통해 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출판업계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통업체가 없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닌 건강한 유통업계가 생겨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을 바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출협은 회원사로부터 목소리를 적극 수렴할 방침이다. 현재 접수된 사례 외에도 추가 사례를 분석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포함한 법률적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윤철호 회장은 “쿠팡의 불공정 행위는 출판 생태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러한 불공정 거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입법적 보완, 그리고 출판계의 단호한 공동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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