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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WSJ

입력 | 2026-01-23 08:56:20

트럼프 그린란드 장악 요구 후퇴엔
민주주의, 여론, 동맹 필요성이 작용
당초 요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
소동과 허세 없이도 달성할 수 있었던 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 장악 요구에서 후퇴한 건 여론 등의 압박 때문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2026.1.23.[다보스=AP/뉴시스]


 “트럼프는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Mr. Trump isn’t all powerful).”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자(현지시각) 사설에서 그린란드 문제에서 한발 물러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묘사한 어구다.

WSJ는 그린란드를 소유하겠다는 트럼프가 물러선 것은 금융시장, 유럽 동맹국들, 미국 의회가 반대 목소리를 낸 뒤라면서 “권위주의적 트럼프”라는 서사가 다시 한 번 틀렸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WSJ는 그러나 트럼프의 난폭하고 기이한 요구와 위협은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게 만들고 미국에 대한 불신을 낳는다면서 훗날 위기 상황이 닥치면 (미국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는 미국 민주주의, 해외 동맹 유지의 필요성, 여론조사와 투자자 반응으로 드러나는 공공 여론에 제약을 받는다.

그린란드 사태는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17일 그린란드 매각을 강요하기 위해 유럽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주말 동안 반대 여론이 커졌고 지난 20일에는 금융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의원들이 그린란드에서의 무력 사용에 반대 목소리를 냈고, 공화당 지도부도 의문을 표시했다. 한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실제로 그렇게 밀어붙였다면, 의회가 침공 자금을 차단하는 표결을 했을 것이고,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다수로 통과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지도자들 역시 군사적이든 다른 방식이든 그린란드를 강제로 취하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을 붕괴시키는 일이라고 분명히 경고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21일 다보스 포럼에서 유럽의 취약함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도 무력 사용을 부인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관세를 철회하고 그린란드 관련 “틀” 합의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를 만족시킬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트럼프가 주장한 승리가 주말에 요구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수준이며, 아마도 그 모든 소동과 허세 없이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것이 처음부터 트럼프의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해방의 날’ 관세에서도 처음부터 물러설 계획이었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핵심은 월가에서 비아냥처럼 쓰이는 “트럼프는 늘 겁을 먹고 물러선다(TACO)”는 이야기가 아니다. 핵심은 트럼프가 전능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헌법적 공화국의 민주적 지도자로서 그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구조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트럼프 역시 국내외 다양한 집단의 반응과 결과를 의식해야 한다. 그의 임기 중에 NATO가 붕괴된다면, 그의 대통령 유산에 영원히 남을 오점이 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가정을 급습해 범죄자가 아닌 이주민을 단속하고 일방적인 관세를 부과하며 정치적 반대자를 기소하는 행위들은 합법일 때조차 현명하지 못하다.

나아가 트럼프가 법적 권한을 넘어설 경우 법원이 제동을 건다.

이번 주 대법원 다수는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를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가 임명한 연방검사 린지 핼리건은 판사의 압력에 사임해야 했다.

트럼프의 인기가 식어가면서 정치적 자산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지지율은 하락했고, 대규모 추방은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관세는 인기가 없고, 그린란드 요구조차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지 못했다.

민주당은 11월 버지니아와 뉴저지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는 위태롭고, 상원도 접전 양상이다. 트럼프가 더 안전한 하원 다수당을 만들기 위해 선거구를 재편하려 한 시도는, 민주당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권력에 대한 궁극적인 견제는 선거다. 그 점에서 볼 때, 트럼프의 불도저식 통치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게 만드는 반대 세력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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