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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신천지)가 일반인에게 알려진 건 코로나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3월이었다. 집단 예배에서 확진자가 쏟아지자 이만희 총회장이 “국민께 용서를 구한다”며 큰절로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방역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는 비판까지 더해지며 이 총회장은 구속됐고, 전국 예배당은 줄줄이 폐쇄됐다. 이른바 ‘필라테스 작전’이 기획된 배경이다.
▷최근 다수 언론에 신천지가 3년 전 필라테스 회원 모집으로 위장해 신자들을 국민의힘에 조직적으로 가입시킨 정황이 보도됐다. “팬데믹 이후 심해진 핍박을 이겨내려면 정치적 힘을 빌려야 한다”는 논리였다고 한다. 본부에서 보안을 위해 국민의힘을 ‘빨간 당’, 가입 현황 점검을 ‘필라테스 보고’라고 부르며 수시로 실적을 취합했다는 전직 간부의 증언도 나왔다. 목표는 교인 과반을 입당시키는 것이었다고 한다. 검경은 이 같은 조직적 당원 가입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2021년부터 시작돼 총선을 앞둔 2023년 말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부 간부들은 당원 가입을 위해 설득과 압박을 병행했다고 한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이들에게 “지옥에 간다”고 위협하고, 체력 훈련 명목으로 야간에 집합시켜 기합을 줬다는 전직 간부와 교인의 증언도 나왔다. 신천지 전직 간부들은 이렇게 가입한 당원 규모를 적게는 5만 명, 많게는 8만 명으로 추정한다. “2021년 윤석열을 돕기 위해 가입한 신천지 신도가 10만 명”이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주장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대선 후보 경선과 당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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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은 지난달 말 통일교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건네고, 조직과 자금을 동원해 대통령 및 당 대표 선거에 개입했다며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통일교에 이어 이번엔 신천지 의혹까지 불거졌다.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이 곳곳에서 훼손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정치와 종교가 유착해 정당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이번 기회에 단단히 바로잡아야 한다.
장원재 논설위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