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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조권형]‘삼성 팹 이전론’ 혼란 한 달째… 與 지도부가 조정, 정리 나서야

입력 | 2026-01-20 23:12:00

조권형 정치부 기자


여권에서 시작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삼성전자 팹(fabrication·반도체 생산설비)의 새만금 이전론’ 주장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여당 지도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그사이 지역 간 갈등은 심화되고 기업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논란은 지난해 12월 19일 6·3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로 출마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전력난으로 멈춰 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기가 흐르는 새만금으로 즉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불이 붙었다. 안 의원은 국가 에너지 정책 부처 소관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이다. 그는 이달 초엔 “윤석열 내란을 끝내는 길은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의 전북 이전”이라며 “윤석열이 폐기한 새만금의 미래를 복원하고, 송전탑 갈등을 끝내는 일”이라고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여기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6일 “용인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혼란이 확산됐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이 지역의 요구가 아니라 국가 현실에 기초한 해법이라는 점을 정부 주무 장관이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거들었다. 나아가 이달 5일에는 전북도당 산하에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 전북 이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을 키웠다.

이는 당내 지역 갈등으로 번졌다. 경기도지사 출마 후보군인 한준호 의원은 13일 “국가전략산업의 현실과 그간 축적된 정책 결정을 외면한 지역 이기주의적 주장”이라고 비판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9일 “‘플러스섬 게임’으로 ‘윈윈’하는 식으로 새로운 좋은 계획을 만들어야지, 지금 있는 것을 옮기는 ‘제로섬’으로 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혼란이 커지자 9일 청와대까지 나서 “(정부는) 클러스터 대상 기업의 이전을 검토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 차원에서는 논란을 수습하려는 별다른 논의나 대응 움직임이 없었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방에 산업 혁신과 기업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으로 ‘메가 샌드박스’ 제도 등 파격적인 유인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이 전부다. 안 의원은 여전히 “반대가 있다고 해서, 프레임이 씌워진다고 해서 이(용인의 전력, 용수 등)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이 같은 주장이 계속되면 지역 간 경쟁 심리가 자극돼 갈등이 증폭될 수 있으며, 기업들은 이 같은 정치 쟁점화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여당 지도부가 나서 혼란을 수습하고 논의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도 12일 “당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조정 역할을 기대한다”며 “과도한 정치적 기대를 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용수 문제에 대해 정확한 사실과 전망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국가전략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과제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선거에 뛰어든 예비 주자들도 아전인수 격 해석과 결론을 정해 놓은 주장으로 논란을 키우는 태도는 삼가야 할 것이다.



조권형 정치부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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