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개념 이해 못하는 ‘학습 장애’ “학급당 최소 1명” 유전-환경 등 원인 조기 치료 중요… 만 6, 7세 골든타임 서울교육청, 첫 지원체계 만들기로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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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등교사 김모 씨는 최근 4학년 수업에서 한 학생에게 ‘5보다 1이 큰 숫자가 무엇이냐’고 물었다가 깜짝 놀랐다. 학생이 4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에게는 각도기를 활용해 정사각형을 그려보라고 했지만 직각인 90도를 측정하지 못했다. 두 학생은 수(數)에 대한 개념이 떨어지는 ‘난산증(難算症)’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난산증은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난독증처럼, 지능은 정상 범위에 있지만 수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학습 장애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전체 학령인구의 3∼6%가 난산증을 겪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국내는 제대로 된 연구나 통계가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난산증 학생을 선별, 진단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연내에 구축하기로 했다.
● “학급당 최소 1명 난산증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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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산증의 원인으로는 두뇌 발달 저하, 뇌 손상, 유전적 요인, 환경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이 제시되고 있다. 숏폼 콘텐츠 시청 같은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은 난산증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난산증이 있으면 숫자가 연속으로 이어진다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미취학 시기에 수를 세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수와 사물의 개수를 연결시키지 못하면 난산증을 의심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기초 연산을 못 하거나 수의 크고 작음을 비교하지 못하면 난산증 가능성이 있다. 정유진 서울 강동초 교사는 “책상 위에 물건 10개가 놓여 있으면 머릿속으로 ‘10’이라는 숫자가 저절로 떠올라야 하는데, 난산증 학생은 이를 전혀 떠올리지 못한다”고 했다.
● 서울시교육청, 난산증 학생 선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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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난산증 학생을 돕는 전문교사 양성에도 나섰다. 이은주 이화여대 아동발달센터 연구원은 “외부기관에 맡기는 것보다 교사들이 직접 전문 역량을 길러 난산증 의심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