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은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문학 세계가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발표 당시 이 소설을 거론하며 “중부유럽 부조리극 전통에 뿌리를 둔 존재론적 글쓰기”라고 설명했다. ‘사탄탱고’로 국내에도 익숙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종말과 붕괴의 감각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묵시록 문학’의 대표 작가로 꼽힌다.
이야기의 무대는 독일 튀링겐의 가상 마을 카나(우편번호 07769). 주인공 플로리안 헤르쉬트는 이름이 뜻하는 ‘통치와 지배’와는 달리 순박하고 어딘가 어수룩한 인물로, 청소회사를 운영하는 ‘보스’의 통제 아래 하루하루를 버텨간다. 그는 물리학 수업을 계기로 세계의 붕괴에 집착하게 되고, 급기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불안은 점차 고립된 강박으로 변해간다.
광고 로드중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