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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청문회 시작과 함께 파행 가능성…野 보이콧-與 강행부담

입력 | 2026-01-18 20:44:00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01.16 서울=뉴시스

강남 아파트 부정 청약 및 세 아들 ‘부모 찬스’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파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재정경제기획위원들이 이 후보자 측의 자료 제출 미비를 사유로 19일로 예정된 청문회를 보이콧해 전체회의가 열리더라도 정상적인 청문회 진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여당 단독 청문회’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수많은 의혹이 제기된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야당과 협의 없이 강행하기는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다.

● 野 “자료제출 미비, ‘면피 청문회’ 불가”

국민의힘 재경위원들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장이 아니라 수사기관 피의자 자리에 앉아야 할 사람”이라며 19일 청문회 거부를 선언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 측이 국회에서 요구한 자료 대부분을 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청문회 불가 사유로 들고 있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들들이)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하지 않아 자료를 낼 수 없다는데 의혹의 핵심을 피해가려는 꼼수”라고 밝혔다. 또 “(제출 요구한) 자료가 2000건이 넘는데 15~20% 정도 냈다. 나머지를 지금 낸다고 해도 검토할 시간이 있어야 하므로 내일(19일) 청문회 진행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당초 청문회 일정을 잡을 때 자료제출이 부실할 경우 일정을 미루기로 여야 간에 합의했던 만큼 여당도 청문회 강행을 요구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료가 충실히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문회가 오히려 후보자의 문제점에 대해 면피성으로 발언하는 자리로 흘러갈 개연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종합의혹백화점 이혜훈 후보자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이른바 ‘이혜훈 방지법(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엔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청문회 자료제출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고, 후보자 자료제출 범위에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관련 자료’를 명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 與 “청문회는 국회 책무” 비판…단독청문회는 ‘부담’

민주당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는 국민을 대신한 국회의 책무”라며 야당의 청문회 보이콧을 비판했다. 민주당 재경위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청문회를 통해 후보자의 자격과 역량을 국민 앞에서 검증하고, 국민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원이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자료 부실을 이유로 장관 후보자를 검증할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19일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위한 재경위 전체회의는 예정대로 열릴 전망이다. 재경위 과반의석(26명 중 15명)을 확보한 민주당이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에게 이날 전체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구하는 ‘개회요구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야당이 보이콧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만큼 청문회는 시작과 함께 파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여당은 야당을 제외한 단독 청문회 개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통화에서 “당일(19일) 오전까지도 계속 청문회 정상 개최를 위해 야당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단독 청문회에 조심스러운 건 국민의힘 출신인 데다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악화된 이 후보자를 엄호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당직을 맡은 의원은 “청문회를 단독으로 개최하면 ‘누가 봐도 부적격’인 이 후보자를 엄호하는 책임을 여당이 오롯이 지게 되는데, 그렇게까지 해서 여당이 얻을 실익이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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