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구단 연습 체육관에서 최근 만난 유기상은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다른 곳에서는 몰라도 창원에서는 인기를 실감한다”고 답한 뒤 “아직 ‘창원 아이돌’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오늘도 미장원에서 어린이 팬 가족이 알아봐주셔서 뿌듯했다”며 웃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23~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LG에 입단한 유기상은 신인 최다 3점슛(95개) 기록을 새로 쓰면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에는 3점슛 101개(3위)를 꽂아 넣으며 LG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LG는 이번 시즌에도 15일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인기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유기상은 “아직도 이루고 싶은 목표가 많다. 오히려 더 큰 꿈을 꾸게 됐다”고 했다. 그러고는 자세를 고쳐 앉더니 “이전에 없던 슈터가 되는 게 목표다. 3점슛상과 최우수 수비상을 동시에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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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도 벌써 60개(공동 10위)의 3점슛을 집어 넣은 유기상은 ‘수비 기반 팀 승리 기여도’ 부문에서도 11위(국내 선수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프로농구 10개 팀 중 어느 곳에 가든 상대 팀 ‘에이스’를 마크할 만한 수비수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유기상은 10일 창원 소노전 때도 상대 에이스 이정현(27)을 전담 수비했다.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인 이정현은 이날은 유기상에 막혀 시즌 평균(18.0점)에 크게 못 미치는 11점에 그쳤다.
유기상은 “상대 에이스를 막을 때는 당연히 힘들다. 그래도 끝까지 막고 나면 다른 선수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는다”며 “특히 내 슛이 안 들어가는 날에는 ‘너도 못 넣어’ 이런 마음가짐으로 더 악착같이 수비에 집중한다. 이제는 슛이 풀리지 않는 날에도 초조하지 않다. 내게 수비라는 또 다른 무기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2009~2010시즌 3점슛 수상자에서 ‘짠물 수비’를 트레이드마크로 삼는 사령탑으로 변신한 조상현 LG 감독(50)도 유기상을 ‘조기상’이라고 부르며 양아버지를 자처한다. 조 감독은 “기상이는 수비로 밥값을 하니까 슛을 좀 못 넣어도 밉지 않다”며 웃었다. 유기상의 친아버지는 여자 소프트테니스(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52)이다.
유기상(팀 브라운)과 올스타 팬 투표 2위 선수인 이정현(팀 코니)은 1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때도 양 팀 간판으로 다시 맞붙는다. 유기상은 “올스타 브레이크 때는 휴식을 취하기보다 재정비를 잘해 팀이 통합우승을 할 수 있도록 끝까지 부딪혀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