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 허용했지만 ‘반도체 자립’ 신경전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를 계기로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 무역전쟁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 中 “연구실 등에만 H200 사용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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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인포메이션은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허용 범위를 모호하게 규정해 사실상의 수출 통제에 나섰다고 진단했다. H200 대신 중국 내에서 생산된 AI 칩을 우선적으로 사용해 관련 업계를 발전시키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중국 기업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대거 구매하면 화웨이, 캠브리콘 등 중국 반도체 업체의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또한 AI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에게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을 줄이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 ‘블랙웰’, 올해 중으로 출시 예정인 ‘루빈’ 만큼의 성능을 보유하진 못했다. 다만 중국 수출이 허용된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 H20, 중국 기업이 자체 생산하는 제품보다는 월등히 높은 성능을 갖췄단 평가를 받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또한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자회견에서 “H200에 대한 중국 고객의 수요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 美, H200 수출 ‘건별 심사’로 개정
중국이 H200의 사용 승인을 원천적으로 거부하지 않은 것은 향후 미중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4월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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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H200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여전히 많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미국 내에서 해당 반도체를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해당 반도체의 미국 내 공급량이 충분하고, 중국에 수출하느라 미국에서 쓸 다른 제품 생산을 방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업체 측이 입증해야 한다. 중국 수출 물량이 미국 내 최종소비자에게 공급된 양의 50%를 넘겨서는 안된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 中,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무역액 달성
한편,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액을 달성했다. 1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수출입 총액은 45조4700억 위안(약 9600조 원)으로 한 해 전보다 3.8% 증가했다.
이로써 중국의 무역 규모는 2017년 이후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 흑자 또한 1조1890억 달러(약 1700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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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