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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턱 또 못 넘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입력 | 2026-01-13 04:30:00

환경 훼손-안전 문제 등 이유로 낙동강유역환경청, 재검토 통보
울주군 “수차례 보완 거친 사안”
반대대책위, 재검토 결정 환영
지역사회는 “주민 간절함 무시”



이순걸 울산 울주군수와 서범수 국회의원, 시·군의원들이 2일 울주군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낸 것을 비판했다. 울주군 제공


25년째 추진 중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이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환경단체와 불교계는 환영했으나 울산 울주군과 정치권, 상인 등 지역 사회는 무책임한 규제 행정에 지역경제를 일으킬 산악레저관광 육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면서 반발하는 여론이 거세다. 영남알프스는 신불산을 비롯해 가지산, 재약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 9개가 이루는 산세가 유럽 알프스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2일 울주군에 따르면 최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 훼손과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결과를 울주군에 통보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울주군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공룡능선을 거쳐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6km 구간에 자동순환식 캐빈(10인승) 49대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644억 원으로, 민간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가 전액 투자한 뒤 시설을 울주군에 기부채납해 20년간 무상 사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 사업은 울주군이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 2001년부터 추진했다. 그동안 환경 보전 논쟁에 휘말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백지화 위기까지 맞았다. 방치되던 사업은 2022년 7월 이순걸 울주군수가 취임하면서 다시 추진됐다. 이 군수는 케이블카를 울주 산악관광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디딤돌로 확신했다.

2023년 11월 환경 당국의 전략환경평가를 통과하면서 순조로워 보이던 사업은 마지막 단계인 환경영향평가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재검토’ 결정을 내리면서 또다시 무산 위기에 놓였다.

환경청은 생태축 단절과 고지대의 우수한 식생이 영구적으로 파괴될 수 있고, 상부정류장 예정지와 맞닿은 바위 절벽 등의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케이블카 노선이 신불산의 대표 자연경관인 공룡능선(칼바위)을 가로질러 자연적 미관을 해친다고도 했다.

케이블카반대대책위원회는 재검토 결정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 환경 파괴형 개발 시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여러 차례 사업 내용을 보완해도 환경 훼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사업임을 인정하고 군민에게 헛된 기대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울주군은 재검토 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군수는 “환경청이 재검토 사유로 제시한 내용은 이미 여러 차례 보완 과정을 거쳐 반영한 사안”이라며 “사업시행자와 협의해 이번 재검토 결정에 대해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모든 후속 행정절차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사회도 반발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은 “희망 고문을 하면서 결국에는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을 불허했다”며 “울주군민을 농락한 이재명 정부에 말할 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을 억누를 수 없다”고 했다. 울주군소상공인연합회는 “관광 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보루인 케이블카 사업 제동은 지역의 특수성과 주민들의 간절함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재검토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한노인회 울산시연합회도 “이번 재검토 결정은 이제는 구경 한번 했으면 하는 노인들의 소망을 꺾어버린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울산시장애인총연합회와 영남알프스시장상인회, 서울주발전협의회 등도 차례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청의 재검토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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