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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용유역까지 6km를 잇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6개 역을 오간다. 그중 한 곳의 이름이 워터파크역인데 막상 내리면 워터파크가 없다. 역사 바깥은 갈대밭이 펼쳐진 허허벌판이다. 2016년 개통할 때만 해도 리조트, 워터파크 등 개발 계획이 무성했지만 대부분 무산되면서 역 이름만 덜렁 남게 됐다.
▷자기부상열차는 2000년대 초만 해도 주목받던 신기술이었다. 열차가 자석의 힘으로 선로 위를 8mm가량 살짝 뜬 채로 주행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분진·소음도 없는 무공해 기술이란 평가도 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개통된 이듬해 국토교통부는 이 사업을 ‘연구개발(R&D) 우수 사업’으로 선정했다.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열차 기술 수출까지 하면 3조 원 넘는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후 10년이 지나도록 해외 진출은커녕 국내 지자체도 도입한 사례가 없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R&D 비용까지 합쳐 45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었다. 하루 평균 3만5000명이 탈 것으로 보고 이런 큰 예산을 들였는데 결과는 형편없었다. 가장 많았던 2019년에 4000명 정도였고, 해마다 급감해 2021년엔 325명에 불과했다. 예측치의 1%에도 못 미쳤다. 매년 적자만 80억 원이다. 2022년 운행을 멈췄다가 지난해 10월 관광용으로 재개통했지만 이용객이 여전히 하루 1000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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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성공 모델의 겉모습만 베껴 온 대표적 사례가 용인 경전철이다. 지방선거 후보들이 캐나다 밴쿠버 ‘스카이트레인’을 구현하겠다며 너도나도 공약해 결국 2013년 개통됐다. 하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은 수요 예측의 17분의 1인 9000여 명에 불과했다. 매년 수백억 원 적자를 보면서도 운영사에 수입 보장 규정까지 둬 혈세 낭비가 1조 원이 넘을 전망이다. 결국 사업을 주도했던 옛 용인시장과 수요를 부풀린 연구기관은 214억 원 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역시 용인 경전철의 길을 따라가고 있지만 정부와 인천공항, 인천시의 공동 사업이라 책임 소재도 열차처럼 붕 떠 있다. 수요를 똑바로 안 따지고 보여 주기용으로 의심되는 공공사업에는 책임자 이름표라도 붙여서 예산 낭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신광영 논설위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