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전경. 뉴스1 (보건복지부 제공)
병원이나 시설 대신 집에서 의료·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이 3월 말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전국 시군구의 절반은 여전히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구미시, 전북 부안군 등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전담 인력 확보 등 최소한의 사업 기반조차 갖추지 못했다.
통합돌봄은 이재명 정부의 복지 분야 핵심 국정과제로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재택의료, 장기요양 등을 종합 지원하는 것이다. 전면 시행 이후 사는 지역에 따라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돌봄 서비스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통합돌봄, 113개 지자체 ‘준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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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준비 상황의 격차가 컸다. 광주와 대전은 100% 준비를 끝낸 반면 인천은 준비율이 52.0%에 그쳤다. 이어 경북(58.2%), 전북(61.4%), 강원(75.6%) 등이 뒤를 이었다. 경북은 22개 시군 중 의성군을 제외한 21곳이 준비가 미흡했다.
특히 전북 부안군과 순창군, 경북 구미시는 5개 지표에서 모두 준비가 안 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례만 제정했을 뿐 전담 조직과 인력이 없고 사업 실적도 없는 지자체는 인천 동구와 연수구, 전북 임실군 등 5곳이었다. 38개 시군구는 서비스 대상자도 발굴하지 못했다.
지자체들은 의료 인력과 인프라 등이 부족해 통합돌봄 사업 준비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북 부안군 관계자는 “방문진료 등에 참여하려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며 “3월 전까지 지역 내 자원을 더 끌어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농어촌 지역의 의사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 “지자체 늑장 준비, 부처 칸막이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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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소통이 부족한 데다 중앙부처 내에서도 ‘칸막이’에 막혀 다양한 의료·돌봄 서비스가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시행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통합돌봄이 잘 시행되려면 복지부 내 복지와 보건 파트가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협업이 원활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복지부 내에서도 방문진료와 간호, 말기 환자 호스피스 등 통합돌봄 기반이 부서별로 나눠져 있는 탓에 한정된 자원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늦어도 다음 달까지는 모든 지자체가 전담 인력 확보 등 사업 기반을 마련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통합돌봄은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책임지는 새로운 돌봄 체계”라며 “지역 실정에 맞는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