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국군방첩사령부. 사진 뉴시스
12·3 비상계엄 실행에 가담한 핵심 부대로 지목된 국군방첩사령부에 대해 부대의 위상을 상징하던 ‘사령부’ 명칭을 떼는 한편 사실상 부대를 해체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1968년 방첩사의 전신인 육군보안사령부가 창설된 이후 58년 만에 사령부 명칭을 쓸 수 없게 된 것. 또 방첩사의 3대 업무인 대공 수사 등 수사 업무와 방첩 및 관련 첩보 수집 업무, 군사 보안 업무 중 방첩 관련 업무만 남게 된다. 정부가 방첩사를 공중분해 수준으로 개편하는 방향의 계획을 수립한 건 향후 계엄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첩사 개편을 핵심 과제로 지난해 9월부터 관련 논의를 이어온 국방부 민관군 특별자문위원회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논의 결과를 8일 발표했다. 홍현익 분과위원장(전 국립외교원장)이 직접 발표한 방첩사 개편 권고안에는 “방첩사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안보 수사, 방첩정보, 보안감사, 동향 조사 등의 기능을 이관하거나 폐지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권고안 핵심은 군 및 군 관련 간첩 수사를 비롯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내란죄, 외환죄 등 방첩사의 10대 범죄 수사 권한, 즉 안보 수사 권한을 정보 및 수사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군사경찰 조직인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하는 것이다.
경기 과천에 위치한 방첩사령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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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군내 유일한 대공 수사 기관인 방첩사가 폐지되면서 간첩을 색출하는 대공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군내 대공 수사 임무를 수행했던 예비역 장성은 “국방안보정보원이 방첩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하더라도 수사권이 없으면 영장 등을 발부받을 수 없는 만큼 제대로 된 첩보를 수집하기 매우 어려워진다”며 “자칫 수사권 없는 첩보 수집 활동이 불법이 될 수 있어 부대원들의 활동이 수동적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방부는 분과위의 권고안을 참고해 방첩사 개편에 관한 최종안을 이달 중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분과위 권고안은 부대 운영에 있어 큰 무리가 없다면 대부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