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문에 ‘尹 직접 개입’ 담겨 “수사의뢰” 보고하자 고발하라 지시 대통령실, ‘월북’ 입장 번복에도 개입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 김규현 전 국정원장. 2022.5.27/뉴스1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700쪽 남짓한 분량의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사건’ 1심 판결문에는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사건 처리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했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7월 5일 오전 9시 30분경 김규현 당시 국정원장이 윤 전 대통령에게 ‘박 전 원장 등을 수사 의뢰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국정원이 직접 고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 전 원장은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가져간 보고 문건에 ‘대통령 고발 지시’라는 메모를 적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실제로 국정원은 윤 전 대통령이 지시한 다음 날인 7월 6일 박 전 원장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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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감사원 감사와 국정원의 고발이 이어졌고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같은 해 12월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의 핵심 인사들이었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 전 원장 등 5명을 남북 관계 악화를 우려해 사건을 은폐하고 월북으로 발표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26일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