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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보→장관’ 영접 격높인 中… 李 “한중관계 새로운 30년 출발”

입력 | 2026-01-05 04:30:00

[李대통령 국빈 방중]
中 장관급 공항영접 이례적 의전… 文 방중땐 차관보급 홀대 논란도
오늘 정상회담 대만-북핵 등 논의
대만 언론 “中, 韓에 4가지 요구”… 주한미군 임무 확대 반대 포함



꽃다발 받는 李대통령 부부 4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어린이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이날 중국 측에선 장관급인 인허쥔(陰和俊) 과학기술부장(왼쪽)이 공항에 나와 이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다. 베이징=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중 관계가 기존에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고 깊고 넓은 관계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4일 취임 후 처음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3박 4일간의 방중 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불과 두 달 만에 한중 정상이 상호 국빈 방문한 것은 유례가 없는 첫 번째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장관급 인사가 영접에 나서면서 이 대통령 국빈 방중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 9년 전보다 영접 인사 격 높여

이 대통령은 이날 동포간담회에서 “한동안 불법 계엄으로 인한 외교 공백이 있었다”면서 “오랜 기간 후퇴해 있던 한중 관계를 전면 복원한 것은 최대 성과이자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의 답방은 과거 30여 년의 수교 역사를 디딤돌 삼아 양국의 새로운 30년을 설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중국은 알리페이와 같은 핀테크 기술을 일상화하고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보급을 대폭 확대하는 등 변화와 개혁을 이뤄냈다”면서 “1월만 되면 2, 3월에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 분진이 날아오는데 어떡하냐가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으나 이젠 그런 걱정들을 거의 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마무리 발언에선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양국 정상이 의기투합하고 있고 혐한 혐중 정서도 많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이날 오후 중국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을 영접한 이는 인허쥔(陰和俊) 중국 국무원 과학기술부장(장관)이었다. 통상 중국이 해외 정상의 국빈 방문 시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을 내보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접 인사 급을 높인 이례적 의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인 장관은 2022년 10월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중앙위원으로 선출된 당 고위 인사”라고 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6월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엔 수석차관급인 장예쑤이(張業遂) 상무부 부부장이 영접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17년 12월 국빈 방중 때는 차관보급인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를 공항에 내보내 ‘홀대’ 논란이 인 바 있다.

● 대만 언론 “中, 韓에 네 가지 요구 제시”

한중 정상은 5일 회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복원과 민생, 경제 분야의 실질적 협력 강화에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주요 관심사인 대만 문제, 중일 갈등이나 한국의 주요 관심사인 북핵 및 남북 대화 등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에 대한 중국의 역할 등에선 획기적인 진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고 ‘핵 없는 한반도’에 대한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내 중국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은 고위급 해양경계획정 회담의 연내 개최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자는 데 입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롄허보는 4일 정보기관 인사를 인용해 중국이 한국에 ‘4요4답(4要4答·네 가지 요구와 네 가지 약속)’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하나의 중국’ 준수와 한미 국방협력 무기 등의 인도태평양 지역 운용 금지, 중거리미사일 배치 거절, 주한미군 임무 확대 반대 등 네 가지 요구를 수용하면 한화오션 자회사에 대한 제재 해제, 한한령(限韓令) 해제, 중국 관광객 확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협조 등 네 가지를 보상으로 약속한다는 것. 중국은 2017년 12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앞두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금지 등 이른바 ‘3불1한(3不1限)’을 제시해 한국이 수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 국빈 방문 하루 전날인 3일(현지 시간) 미국의 전격적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이 이번 회담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에서 미국을 겨냥해 패권적 행위 반대, 주권과 타국 안보 침해 중단 등을 언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베이징=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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