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삐딱하게…’ 강의하는 이혜진 교수 “일방적 찬양 아닌 아이돌 문화 탐색 빌보드 순위만으로 성공 단정 못해… 언어-인종 장벽 넘는 체감까지 봐야 사람들이 K팝 좋아한 이유 떠올리길”
지드래곤
15주 동안 이어지는 4학점 강좌로, 제목 그대로 지드래곤이 수업의 소재이자 주제이다. 미국에서 예일대의 비욘세, 하버드대의 테일러 스위프트 강좌처럼 팝스타를 다룬 강좌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K팝 아티스트 한 명을 단독 주제로 삼은 교수 주도의 정규 강좌가 개설되는 건 처음이다.
강의를 맡은 이혜진 USC 언론정보학과 교수(사진)는 지난해 12월 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GD를 무조건 찬양하는 수업이 아니다”라며 “한 아티스트를 통해 K팝의 문법을 바꾼 시도들을 살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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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USC 교수로 임용된 이 교수는 2019년부터 K팝 관련 강의를 해 왔다. K팝 산업과 팬덤을 폭넓게 다뤄왔지만, 그도 단일 아티스트로 수업을 개설하는 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GD 수업’을 정규 강좌로 만들기 위해 교육 과정을 평가하는 위원회 심사 등도 통과해야 했다. 그가 GD를 강의 주제로 택한 이유는 뭘까.
“GD는 K팝 가수들이 20대에 잠깐 반짝이는 존재가 아니라 음악인으로서 30년, 40년 활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뮤지션에 가장 가까운 사례라고 봐요.”
이 교수가 GD에게서 눈여겨본 대목은 그가 지난해 8년의 공백을 깨고 나온 뒤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이었다. K팝 안팎에서 굳어진 ‘아이돌은 수명이 짧고, K팝은 일시적 유행’이란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 인물이란 설명이다.
때문에 이번 강의는 단순히 GD의 히트곡이나 성과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아이돌의 데뷔 과정을 처음 공개한 빅뱅의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아이돌’이란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활동 방식, 2016년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로 국내 아이돌 최초로 선정된 사례 등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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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테일러 스위프트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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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은 한국적 요소를 많이 담으면서도, 드로잉은 서양 느낌이 나게 하는 등 절묘한 문화적 조합이 있었어요. 매기 강 감독이 한국과 서구 문화 양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죠. K팝이 롱런하려면 이렇게 교두보가 될 인물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K팝에서 ‘K의 색깔’은 어디까지 유지해야 할까. 그는 “접점을 찾는 게 쉽진 않지만, 영어로만 음악을 만드는 것도 답이라 보진 않는다”면서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BTS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