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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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심에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항소 시한 마지막 날인 2일 일부 항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5시 50분경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됐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 전 원장 등 문재인 정부 당시 핵심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에 대해서는 1심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검찰은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해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항소를 제기했다”며 “나머지 부분은 항소의 실익을 고려해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직권남용 혐의는 제외하고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와 명예훼손 등 일부 혐의만 항소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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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후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인사들이 항소 포기에 무게를 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1심 선고 이후 지난해 12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상한 논리로 기소해 결국 무죄가 났는데, 없는 사건을 수사해 사람을 감옥에 보내려 시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고, 김민석 국무총리도 “검찰은 항소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이날 검찰의 항소 여부 발표 전 “상당히 의도된 수사라는 건 명백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노골적인 항소 포기 외압을 가한 김 총리와 정 장관, 그리고 수사팀의 항소 의지를 묵살한 박철우 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과 법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런 법무부, 이런 검찰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씨의 형 이래진 씨는 페이스북에 “정 장관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