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중국이 베네수엘라, 브라질, 페루 등 미국의 ‘뒷마당’ 격인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것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남미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막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 中, 베네수엘라산 원유 최대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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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는 이들 회사가 “불법 마약범 정권인 마두로 정부에 자금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중 일부가 국제 사회의 제재를 피해 비밀리에 베네수엘라 원유를 실어나르는 ‘그림자 선단’의 일환이라고도 적시했다. 재무부는 “베네수엘라와의 원유 거래에 관련된 자들은 앞으로도 중대한 제재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 의사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와 관련된 많은 기업을 제재했지만 중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은 적은 거의 없었다.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연계를 막으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수입처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세수 중 약 95%가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 대금으로 채워진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인 2019년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 석유회사를 제재 대상에 올리며 겉으로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그러나 그림자 선단을 통한 불법 거래 등으로 계속 원유를 수입해왔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美 뒷마당서 세력 키우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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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일대일로(一带一路)’ 사업 등을 통해 중남미 곳곳의 인프라 건설에 관여하고 있다. 중국 자본이 대거 투입된 페루의 창카이항이 대표적이다. 창카이항은 대형 컨테이너선도 정박이 가능한 남미 최대 규모의 심해항이다. 향후 미군 견제를 위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군사 조치 또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22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가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라고 비판했다. 하루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 회의를 통해선 미국의 병력 투입과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 봉쇄가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면 중단을 촉구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10일 ‘중남미·카리브(LAC) 정책 문건’에서 “중남미를 포함한 글로벌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신흥국) 국가와의 공동 운명을 공유해왔다”고 유대감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4일 미국이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남미에 대한 군사력 증강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한 ‘맞불’ 차원으로 풀이된다. CSIS는 “중국이 중남미에서 외교·경제 연대를 강화하고 자신들을 미국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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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