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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봐야 구분”…페이크 주얼리 돌아다닌다

입력 | 2025-12-31 14:45:00

번개장터 분석…팔찌 등 금 함량까지 같은 ‘가품’도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위조 주얼리가 외형뿐 아니라 재질까지 정교하게 모방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 함량이 같은 가품까지 등장하며 육안 판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위조 주얼리 검수 사례 27만 건을 분석한 ‘2025 페이크 리포트’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위조 의심 사례가 가장 많이 적발된 품목은 C 명품 브랜드의 나사형 팔찌였다.

중고 거래 수요가 많고 거래 빈도가 높은 제품일수록, 위조품 유통 비중도 함께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뒤이어 C사의 시그니처 패턴 링, D사의 크로스 펜던트 등이 위조 적발 상위 품목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최근 가품이 외형을 넘어 재질까지 정교하게 모방하는 단계로 진화했다고 짚었다. 위조 주얼리의 변화 양상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첫째는 정밀 가공 기술의 확산이다. CNC 기반 가공이 보편화되면서 가품의 마감 완성도가 98%까지 높아졌다. 단면 각도와 표면 처리까지 정품과 거의 동일하게 구현돼, 외관만으로는 구별이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둘째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활용 확대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화학적 성분이 같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가품에 사용하면서, 외형은 물론 광학적 특성까지 유사해졌다. 이로 인해 전문적인 분석 없이는 진위 판단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하이브리드 가품’의 등장이다. 정품 부품과 가품 부품을 섞어 만든 방식으로, 일부 핵심 부위에 정품을 사용해 검수를 피하려는 시도가 확인됐다. 스트랩이나 버클, 브레이슬릿 일부만 정품인 사례도 보고됐다.

실제 적발 사례를 보면 가품의 정교함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 나사형 팔찌 가품의 경우 금 함량까지 정품과 동일했지만, 고배율 현미경 검사에서 미세한 마감 차이와 홈의 불균형, 폰트의 미묘한 차이가 확인돼 가품으로 판정됐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최근 가품은 ‘얼마나 똑같이 생겼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정품과 같은 재료를 사용했는가’의 단계로 넘어왔다”며 “중고 거래 시장에서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과학적 검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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