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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빈 컨테이너’ 신고했는데…열어보니 코카인 1000만명분

입력 | 2025-12-30 16:41:16

부산세관이 부산신항을 경유하는 컨테이너에서 1000만 명분 코카인 300kg을 적발했다. 지난 5월에 이어 에콰도르발 빈 컨테이너를 경유지로 활용한 수법이다. 사진은 발견된 코카인의 모습. 부산본부세관 제공


부산항이 중남미발 대형 마약 밀수의 ‘경유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월 코카인 600kg이 적발된 지 불과 석 달 만에 10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대규모 물량이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30일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 8월 3일 부산신항에 입항한 컨테이너선에서 시가 1050억 원 상당의 코카인 300kg이 적발됐다.

부산세관이 차량형 검색기(ZBV)를 통해 컨테이너 내부 X-Ray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본부세관 제공

관세청은 7월 말, 에콰도르를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는 선박에 마약이 숨겨져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세관은 즉각 해당 선박의 항로를 정밀 추적했고, 부산신항 접안과 동시에 검역에 돌입했다.

당초 해당 컨테이너는 ‘비어 있는 상태’로 신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동형 X-RAY 검색기(ZBV)’가 지나는 순간, 텅 비어 있어야 할 내부에서 정체불명의 물체들이 포착됐다.

컨테이너를 개방하자 내부에선 개당 약 50kg 무게의 흰색 포대 6개가 발견됐다. 그 안에는 중남미 마약 조직이 주로 사용하는 ‘벽돌 형태’의 1kg 단위 코카인 블록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총 적발량은 300kg으로 약 10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부산세관 직원들이 컨테이너 내부 코카인 꾸러미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본부세관 제공

이번 반입 시도에는 지난 5월 적발 사례와 비슷한 수법이 사용됐다. 에콰도르발 정기 노선을 이용했다는 점과,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일반 화물 사이가 아닌 ’빈 컨테이너‘를 은닉처로 택했다는 점이 같다.

부산세관은 중남미발 정기 무역선 노선이 많고, 주변 국가들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한국(부산 신항)을 중남미 마약 조직들이 마약 유통의 중간 경유지로 활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세관 측은 “수중 드론을 활용한 정밀 검사, 우범국 선원에 대한 전수 검사, 탐지견 미운용 항만 내 탐지견 배치, 해외 단속 기관과의 정보 공유 확대 등 대응 방안을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해상 감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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