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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호랑이 대가족 포착…어미와 새끼 5마리 “매우 이례적” (영상)

입력 | 2025-12-30 11:02:19

중국 훈춘서 야생 시베리아호랑이 어미와 새끼 5마리가 포착됐다. 첫 ‘6마리 포착’ 사례로, 15년 새 개체 수가 70마리로 늘며 복원 결실을 맺었다. 백두산호랑이와 같은 종의 희귀한 대가족 모습이다. 중국 동북호랑이표범국립공원 제공


멸종위기종인 시베리아호랑이(백두산 호랑이) 어미가 새끼 다섯 마리를 한꺼번에 거느리고 이동하는 희귀한 장면이 중국에서 포착됐다.

25일(현지 시간) 세계자연기금(WWF) 중국지부에 따르면, 최근 지린성 훈춘 보호구역 내 무인 카메라에 야생 동북호랑이 일가족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9살로 추정되는 암컷 호랑이 1마리와 생후 6~8개월 된 새끼 호랑이 5마리가 줄을 지어 숲속을 이동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기록됐다.

● 새끼 5마리 모두 생존 이례적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시베리아호랑이(백두산 호랑이)의 모습. 중국 동북호랑이표범국립공원 제공

이번 발견이 특별한 것은 시베리아호랑이의 생태적 특성 때문이다. WWF에 따르면, 야생 시베리아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1~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먹이가 풍부한 지역에서도 이처럼 5마리가 동시에 태어나 생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먹이가 부족해지는 11월, 훈춘 지역에서 새끼 다섯 마리가 모두 이 연령대까지 살아남았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호랑이가 발견된 지역의 환경이 생존에 적합한 환경임을 시사한다.

● 15년 만에 개체 수 3배 급증

야생 시베리아호랑이의 발자국. WWF 제공

실제 수치로도 개체 수 증가가 뚜렷하다. 15년 전 약 20마리에 불과했던 보호구역 내 야생 호랑이 수는 현재 약 70마리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스튜어트 채프먼 WWF 글로벌 호랑이 복원 프로그램(TAI) 총괄은 “이 영상은 지속적인 보호 노력이 얼마나 경이로운 결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며 “중국의 서식지 복원과 지역사회 협력이 호랑이 개체 보호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시베리아호랑이(백두산 호랑이)의 모습. 중국 동북호랑이표범국립공원 제공

시베리아호랑이는 과거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며 우리 민족에게 영물로 여겨졌던 호랑이와 같은 종이다. 현존하는 호랑이 아종 중 몸집이 가장 크고 용맹하며, 영하 40도의 추위도 견뎌내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한반도에서는 2023년 말 백두산 자연보호구역에서 그 자취가 발견된 바 있다. 다만 남한 지역에서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포획된 이후 야생에서의 공식적인 발견 기록은 끊긴 상태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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