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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달러 근접’ 은 1온스, 유가 1배럴보다 높아…코로나 이후 처음

입력 | 2025-12-29 16:39:31

29일 은, 오전 중 80달러 돌파하기도
WTI, 57달러 근접서 거래…올해 29%↓



은값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와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 은값(선물)은 온스당 59.05달러(약 8만700원)로 처음으로 60달러 선에 근접했다. 2025.12.09. [서울=뉴시스] 


은 가격이 45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이달 중순부터 유가를 앞지르고 있다.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오후 2시25분 기준 은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2.86% 오른 온스당 79.40달러(약 11만38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전 장 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80달러(약 11만4700원)를 돌파하는 등 은은 올해 들어 지난 4월 저점 대비 180% 이상 올랐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같은 시각 전장보다 1.04% 오른 배럴당 57.33달러(약 8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공급 과잉으로 에너지 시장이 포화하면서 올해 들어 가격이 약 29% 떨어졌다.

은 선물 가격이 WTI 선물 가격을 앞지른 현상은 지난 15일께부터 시작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혼란으로 두 번 발생했던 것을 제외하면, WTI 선물 거래가 시작된 1983년 이후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은값 상승은 투자자들이 은이 금과 유사한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러화 약세 등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과거에는 금을 매입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안으로 은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귀금속 투자가 인기있는 인도에서는 금값이 트라이온스당 4500달러(약645만원)를 넘어서자 대안으로 최근 은 수입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은은 의료기기 제조업체·전기차 제조업체·데이터센터 개발업체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높다. 특히 태양광 산업의 경우 채굴·재활용을 통해 생산되는 연간 은의 약 30%를 소비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스프로트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 존 치암파글리아는 “미국에서는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고 있지만, 유럽과 중국은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를 늦추지 않았고 이로 인해 많은 양의 은이 소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은 공급도 부족한 상태다. 전 세계 순수 은 광산은 대부분 고갈돼 최근에는 구리·금·아연 등 다른 금속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부산물 형태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은 공급은 은 자체의 수요보다는 다른 금속에 대한 수요 변화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많다는 분석이다.

향후 은 가격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1980년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최고가를 넘어서려면 은 가격이 온스당 200달러(약 28만6700원)를 넘어야 한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본다.

반면 이미 귀금속 가격이 너무 높아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은 가격이 내년 말까지 온스당 약 42달러(약 6만20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가의 경우 월가와 텍사스 기업 경영진 모두 새해에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FT는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미국 원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52달러(약 7만45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하루 약 1350만 배럴이라는 기록적인 생산량을 올리는 미국 석유 시추업체들 또는 생산량을 늘려온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운데 한 쪽이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공급 과잉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진전되거나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 대치가 해소돼 원유 수출 제한이 완화될 경우 유가 하락의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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