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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오늘 청와대 첫 출근… ‘불법계엄’ 용산 시대 끝내고 靑 시대로

입력 | 2025-12-29 04:30:00

[다시 ‘청와대 시대’] 3년 7개월만에 靑 복귀
李, 본관서 참모들과 티타임 예정… ‘지하벙커’ 靑 위기관리센터도 방문
0시 봉황기 게양… 공식명칭 ‘청와대’
李 “퇴임식 세종서” 이전 의지 밝혀… 용산 대통령실은 국방부가 다시 쓸듯




3년 7개월만에 다시 ‘청와대 시대’ 이재명 대통령의 첫 청와대 출근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입구에서 101경비단 경력이 경계근무를 교대하고 있다. 29일 0시 기준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바뀌면서 ‘용산 시대’가 마무리되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됐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첫 출근을 하면서 본격적인 이재명 정부 ‘청와대 시대’의 막이 열린다.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 후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대통령경호처는 이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에 맞춰 보안 및 우발 상황 점검을 완료한 가운데, 용산 대통령실의 원래 주인이던 국방부도 이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 대통령실에서 청와대로 ‘용산 시대’ 마감

28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 본관으로 처음 출근해 참모들과 티타임을 가질 예정이다. ‘지하벙커’로 불리던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도 방문한다. 청와대는 29일 0시를 기해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를 내리고 청와대에 게양했다. 봉황기는 한국 국가수반의 상징으로, 대통령의 주 집무실이 있는 곳에 상시 게양된다.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바뀌었다. 공식적으로 ‘용산 시대’가 마무리되고 ‘청와대 시대’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하면서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과 비서동인 여민1관 한 건물에 모여 집무를 보기로 했다. 과거 정부에서는 비서실장을 제외한 정책실장·안보실장이 여민2·3관에서 따로 근무했다. 대통령 집무실은 본관에도 마련되지만 이 대통령은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여민관 집무실에서 참모들과 보낼 방침이다. 참모들이 ‘1분 거리’에서 긴밀한 소통을 가능케 함으로써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일상 업무가 여민관을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본관은 정상회담이나 국가 행사 등 외빈을 맞이하는 기능에 방점을 두고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노무현재단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3실장과 같은 건물에서 집무를 하는 데 대해 “(이 대통령이) 참모와 지근거리에서 민심을 자꾸 들어야 된다는 인식을 갖고 계셨다”며 “대통령의 요청도 있었고 저희의 판단도 그러했다”고 했다. 강 실장은 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가봤더니 정말 대통령하고 지근거리에 참모들이 붙어 있더라”라며 “백악관 시스템과 비슷하게 대통령이 3층에, 2층에 3실장이 있고 1층에 수석들이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움직여서 바로바로 의사결정하고, (대통령이) 바로바로 부르면 뛰어 올라가야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李 첫 근무 앞둔 청와대 ‘경계 강화’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소형전술차량을 타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경호처는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청와대에 대한 보안 점검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이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에 맞춰 대통령경호처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간 국가정보원 등 13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청와대 주요 건물 및 시설, 경내 산악지역 등을 종합 점검했다. 월담이나 기습 침투, 차량 강습 등 각종 우발 상황을 가정한 실제 훈련을 위해 군·경 경호지원부대와 합동으로 현장종합훈련(FTX)을 실시했다.

특히 청와대가 3년 2개월여간 시민들에게 개방된 만큼 보안 점검을 위해 국가정보원, 전파관리소, 청사관리본부 등과 함께 도청장치 및 은닉 카메라, 전자기기,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등을 면밀히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이 도감청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만큼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종합적인 점검을 했다”며 “보안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했다”고 했다.

다시 시작된 청와대 시대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이 “퇴임식은 세종에서 하겠다”며 임기 내 집무실을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 집무실은 2027년까지 건축 설계를 마무리한 뒤 2028년 착공,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생중계 업무보고 과정에서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 속도전을 주문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세종시 이전을 목표로 한 만큼 청와대 증개축을 하지 않고 비용을 최소화했다”고 했다.

● 용산 대통령실, 국방부가 사용할 듯

청와대 시대가 29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용산 대통령실의 원래 주인이던 국방부도 이전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 집권 전까지 국방부 본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이었다.

앞서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면서 국방부는 장차관실을 포함해 정책실 등을 국방부 청사와 50m 떨어진 합동참모본부 건물로 이전했다. 국방부 자원관리실 등은 국방부 영내 별관으로 이전했고, 별관에 있던 사이버작전사령부는 경기 과천으로 옮기는 등 연쇄 이동과 분산 배치가 이뤄졌다. 합참 군사지원본부는 합참과 국방부가 한 건물을 쓰게 되면서 발생한 사무실 부족 문제 등으로 인근 다른 건물로 이전했다. 국방부가 다시 원래 건물로 돌아가면 이들 부서나 부대 일부도 예전 자리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3년 넘게 대통령실로 사용되던 옛 국방부 본관에 국방부가 다시 돌아가려면 정보통신망 이전 및 재구축은 물론 각종 보수 공사와 사무실 조정 등이 필요해 일각에선 내년 상반기 내 이전이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대통령실이 국가중요시설 중에서도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시설이고, 이에 따라 설계도면 등도 군사기밀로 관리되고 있는 만큼 보안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전이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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