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FIRM] 법무법인 선율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선율 사무실에 소속 변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이상화 송헌 문태원 김연수 탁병모 구병석 문광명 변호사.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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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부산의 상징 중 하나인 수영구 광안대교를 6000t급 선박 한 척이 들이받았다. 많은 이가 기억하는 ‘씨그랜드호’ 광안대교 충돌 사건이다. 사고의 여파로 광안대교 아래쪽(하판)이 찢어져 지름 5m에 이르는 구멍이 생겼고 주변에 있던 요트들도 씨그랜드호와 충돌해 파손됐다.
법무법인 선율은 즉각 선사 측을 대리해 법률 대응에 나섰다. 우선 부산시와 협의를 진행해 소송이 아닌 합의로 손해배상을 빠르게 정리했고 요트 선주들과도 신속한 합의를 거쳐 분쟁을 마무리했다. 사고를 일으킨 선장의 경우 한국 형사 법정에 넘겨졌지만 빠른 재판이 이뤄졌고 집행유예 선고 후 본국인 러시아로 곧장 돌아갔다.
이뿐만 아니다.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유류오염사고인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때 대한민국 정부와 태안군의 법률 자문을 맡은 곳이 바로 선율이었다. 핵심 피해 지역이었던 서산수협을 대리해 피해보상 업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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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해상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국내 최고의 해상 전문 로펌인 선율이 조력에 나섰다는 점이다. 2006년 출범해 20년째를 맞는 선율은 법조계에서 최대 규모이자 최고의 실력을 선보이는 해상 로펌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광명 선율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는 “해운사업의 특징은 사업장(선박)이 매일 움직이고 예기치 못한 이슈로 하루라도 배가 멈춘다면 손실이 엄청나다는 것”이라며 “당사자가 많고 복잡한 법률관계로 인해 국내법뿐 아니라 국제사법에 대한 전문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선율만큼 해상 분야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전문성을 갖춘 로펌은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율은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유수의 글로벌 해상 로펌인 미국의 리드스미스, 영국의 홀먼 펜윅 윌런, 힐디킨슨, 스티븐슨 하우드 등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이들의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주요 거점 지사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또 일본, 중국의 해사법원이 소재한 대부분의 항만과 인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호주, 중동 등 항만 거점의 로펌과도 즉시 업무를 개시할 수 있는 두터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변호사 개개인의 맨파워는 선율의 최대 강점이다. 문 변호사는 해상 분야에서만 27년 이상의 경력과 위험물 운송에 대한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등 위험물 관련해 국내 최고 권위자로 여겨진다.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해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인 송헌 변호사(39기)는 해운기업의 중대재해처벌법 컨설팅 및 수사 대응에서 국내 선두 주자로 손꼽힌다. 대형 해상 사고 사건 경험이 풍부한 이상화 변호사(38기)는 국제 해상 법률의 중심인 영국의 로스쿨에서 해상법 학위를 취득한 전문가다. 이 변호사는 “해상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영국 해상보험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어서 일정 기간 근무한 변호사의 해상법 전문성을 배양하기 위해 영국 등지로 유학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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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분야는 강화되는 환경 관련 규제와 글로벌 불확실성의 증가로 인한 제재 이슈가 커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해상 법률 전문인 선율의 역할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아무리 꼼꼼히 사전 예방을 해도 러시아나 중국 등지로 화물이 오갈 때 제재 이슈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며 “미국 규제 당국에선 ‘사전에 해야 할 조치를 얼마나 다했냐’를 제재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각종 사전 법률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화된 온실가스배출 규제(CII)에 맞춰 사전 리스크 대응도 선율의 강점 분야”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엔 중대재해처벌법 이슈가 부상하면서 해운 사업 역시 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해운사업은 사업장인 선박이 계속해서 공해를 움직이다 수개월에 한 번 국내에 정박하고 수많은 관계사가 협력해 움직인다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송 변호사는 “사업장이 고정돼 있는 다른 산업과 달리 해운사업의 특징을 고려한 안전보건 시스템 정립이 중요하다”며 “해운사들이 불필요한 리스크와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 및 사후 사건 대응에 최적화된 곳이 바로 선율”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