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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위험지수 15년래 최고…한은 “토허제, 더 지켜봐야”

입력 | 2025-12-23 14:15:09

한국은행 ‘12월 금융안정보고서’ 기자간담회



ⓒ뉴시스


 한국은행은 서울 주택시장의 위험도가 최근 15년 새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인근 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또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과도한 기대 심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토지거래허가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가 확실히 이뤄지고, 후속 대책이 마련된 이후 제도 유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한은이 23일 펴낸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의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0.90으로 전 분기(0.71)보다 크게 올랐다. 2021년 1분기(0.87)에 기록한 종전 최고치를 넘어선 것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 위험도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올해 3분기 수도권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0.73으로 전 분기(0.57)에 비해 크게 올랐다. 2022년 2분기에 기록한 0.76 이후 최고치다. 전고점인 2021년 2분기(1.01)와의 차이도 0.28포인트에 불과하다.

서울이 전체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1월 말 기준 43.3%로 전고점인 2020년 8월 말(43.2%)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도 34.2%로 올랐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기자간담회에서 주택시장 불안에 대해 “10·15 대책 후 집값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주간 상승률이 높고 상승 기대도 여전하다”면서 “내년 이후 추가 상승 기대가 높아지고, 거래가 늘면 가계부채도 다시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일관성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강화하면서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대책도 나와야 한다”면서 “토허제 (해제)는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가 확실히 이뤄지고 난 후, 주택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집값 상승세가 규제 외 지역으로 전이되는 풍선효과도 우려했다. 과거 주택 상승기 사례에서도 강남 3구 등 일부 선호 지역의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여타 서울과 수도권으로 전이되는 양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는 점에서다.

지역 차별화 우려도 있었다. 서울과 달리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부진은 이들 지역 금융기관의 경영 건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임광규 금융안정국장은 “지방은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미시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용성 한은 금통위원 역시 주관 메시지를 통해 “자산 가격의 빠른 상승에 따라 향후 충격 발생 시 급격한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며 “지역 간 주택가격 차별화 등에 따른 금융 리스크에 대응해 일관성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지속하고,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중 축소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감소와 집값 변동성을 낮춰 금융안정을 제고할 것으로 봤다. 올해 10월 임대차 중 월세 비중은 60.2%다. 전세는 주거비 부담을 완화시켰지만, 전세 가격이 갭투자를 통해 매매가격에 영향을 미쳐 집값 상승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장 부총재보는 “전세 가격이 주택 가격을 올리면서 갭투자를 통해서 더 올릴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월세 부담에 따른 취약 가계의 재무건전성 우려에 대해서는 “월세 가구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 등의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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