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아시안게임 꿈꾸는 신지은 2년전 항저우에선 4전4패 눈물… 은퇴 선언했지만 아쉬움에 복귀 “후원사 등 위기때마다 길 열려”… 강원 고성 전용훈련장서 구슬땀
한국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신지은이 강원 고성군에 있는 전용 훈련장에서 리시브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겨울 찬 바닷바람 속에서도 훈련을 멈추지 않는 신지은의 목표는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이다. 고성=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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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백사장과 그 너머로 펼쳐진 푸른 바다. 공을 향해 팔을 뻗으면서 몸을 내던지자 땀에 젖은 운동복에 모래알이 달라붙었다. 한여름 해변 풍경이 아니다. 한국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신지은(24·사진)은 한겨울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꿈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2026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 출전을 노리는 신지은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오전엔 강원 고성군체육회 소속 장애인 체육지도자로 근무하고, 오후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비치발리볼 훈련에 매진한다. 최근 고성군의 한 해변에서 만난 신지은은 “요즘은 하루가 짧다고 느낄 틈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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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기량을 키운 신지은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과는 4전 전패 예선 탈락이었다. 신지은은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나갔다는 자부심보다 씁쓸함이 컸다. 대회 두 달 전 파트너가 바뀌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회상했다.
신지은은 비치발리볼 선수 생활을 하면서 수차례 파트너가 바뀌었다. 비치발리볼은 국내에 실업팀이 없다. 고정 수입이 없는 선수는 어렵게 국제대회 참가 비용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 열악한 환경을 견디지 못한 신지은의 파트너들은 하나둘 운동을 포기했다.
18일 강원 고성군 간성읍 공현진1리해변에 설치된 비치발리볼 연습장에서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신지은 선수가 겨울철에 맹연습을 하고 있다. 고성=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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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은의 목표는 아시아배구연맹(AVC) 비치 투어 등 국제대회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은 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이다. 신지은은 “이제는 오기로 버티고 있는 것 같다. 부모님 앞에서 ‘내가 결국 해냈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고성=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