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계엄사령관 박안수 밝혀 尹 계엄 재선포 타진 시사 “포고령 속 ‘처단’ 말에 놀라”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안규백 위원장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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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의장이 아닌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내란이나 친위 쿠데타가 아니다”라며 ‘경고용 계엄’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같은 날 법정에선 윤 전 대통령이 이미 수개월 전부터 계엄을 암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된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에는 박 전 총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신문 기회를 얻어 “친위 쿠데타라면 계엄사령관이 중요한데, 방첩사령관이 ‘믿기 어렵다’고 적어 놓은 사람이 계엄사령관이 됐다면 앞뒤가 안 맞지 않냐”고 물었다. ‘ㅇ(육군참모총장)을 신뢰할 수 없음’이라고 적힌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메모를 근거로 12·3 비상계엄이 경고용이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원인이 국회에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부사관, 초급장교 이탈이 굉장히 심해 관련 예산을 국회에 보냈는데 그냥 잘라버렸다. 국방에서 핵심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냐”고 박 전 총장에게 물었다. 재판장이 “관련된 것만 물어보라”며 신문을 제한하자 “계엄 선포 사유와 관련해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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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날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진행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서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은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3월 안가 회동, 7월 하와이 순방 등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암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계엄 얘기를 한 거라고 말했고 그걸 믿었다. 그런데 실제 계엄이 일어나서 대통령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2일 이 전 장관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고 특검 측 구형과 이 전 장관 최후진술 등을 들을 예정이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