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창업-기술 스케일업… 과기부 ‘Z세대’에게 듣는다 텍스코어 창업탐색팀 864개 발굴 에스오에스랩은 코스닥에 상장 AI 성과확산 플랫폼 아폴로 운영 ‘시장이 원하는 공공기술’ 지원 연구 현장과 소통하며 정책 개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성과혁신정책과 지영종, 염규희, 박성훈 사무관(왼쪽부터). IT동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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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디지털 헬스케어, 양자와 신재생에너지 등 딥테크 기업은 이제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선진국이 젊은 딥테크 인재 육성과 이들을 창업으로 이끌 정책 구상에 집중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딥테크 청년 인재 육성 및 창업을 유도할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연두 업무보고에서 미래를 대비한 연구개발(R&D) 시스템 개선과 인재 양성 방안을 제시했다. 선진국형 R&D 시스템 정착, 기초 연구의 질적 향상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혁신, 우수 인재의 도전과 성장 지원이 골자다. 여기에 힘을 싣는 곳이 과기정통부 1차관 연구개발정책실 소속 연구성과혁신정책과다. 정부 R&D 지원의 결과물인 공공연구성과의 기술 스케일업과 딥테크 창업 정책을 운용하는 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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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정책과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영종 사무관=“연구성과혁신정책과는 공공연구성과의 확산과 활용 기반의 혁신 성장을 지원한다. 정부의 2026년 R&D 예산은 역대 최대인 35조 5000억원으로 확정되었다. 연구성과혁신정책과는 정부 R&D 투자로 만들어진 대학·출연연의 우수한 공공연구성과를 시장에 전달하고 확산시켜 실질적인 경제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만들 것이다.”
―공공연구성과 확산 업무 가운데 주요하게 추진 중인 정책은.
지 사무관=“공공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대학·출연연 등 연구자들의 딥테크 기반 창업 탐색을 지원한다. 기초·원천 연구의 성과와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고 시장 활용성을 가진 기술로 발전시키는 성숙도 제고(기술 스케일업)도 지원한다. 우수한 기술 기반 제품을 혁신제품으로 지정해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생태계 구축 업무도 주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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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규희 사무관=“2015년부터 운용한 ‘텍스코어(TeX-Corps·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지원)’다. 기술로 시장과 미래를 탐색하는 특공대라는 뜻이다. 유망 기술이 늘 창업으로 이어지거나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이를 극복할 목적으로 마련한 교육훈련 사업으로 공공연구성과를 토대로 창업하려는 대학교 석·박사 재학생과 박사후연구원(포스닥), 출연연 연구원 등이 대상이다. 실험실창업혁신단이 발굴한 실험실창업탐색팀이 국내외 잠재 고객을 인터뷰하면 창업탐색 교육 전문가인 인스트럭터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사업화 타당성을 검증하고 최적화하도록 지원한다. 이어 시장 탐색을 마친 사업 아이템을 고도화할 멘토링, 대학 내 창업 공간과 장비 대여, 시제품 제작 등 실험실 창업 준비도 돕는다. 텍스코어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아이코어(I-Corps)’의 방법론을 활용해 연구자들이 연구 성과나 수행 중인 R&D로부터 창출할 사회·경제적 가치를 고민하도록 돕는다. 창업이라는 결과보다는 창업을 탐색하는 과정에 더 큰 비중을 둬 창업으로 연결하는 성공률이 높다. 연구자들에게 바람직한 기업가 정신을 전달한다는 의미도 있다. 2025년에는 권역별 6개, 여성특화형 1개의 실험실창업혁신단을 중심으로 실험실창업탐색팀 100여 팀을 지원했다.”
―텍스코어를 통해 태어난 우수 기업을 소개한다면….
염 사무관=“텍스코어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864개 창업탐색팀을 발굴해 435개 기업이 창업하였다. 이들은 2025년 11월 기준 3910명에 달하는 신규 고용을 만들었고 7132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정부 예산 투입 대비 9배 이상의 후속 투자를 유치한 데다 5년 생존율도 일반 창업 기업의 두 배에 육박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냈다. 2015년 텍스코어 1기에 참여한 정지성 광주과학기술원 박사는 이 경험을 토대로 2016년 자율주행용 라이다(LiDAR) 센서를 개발하는 에스오에스랩을 창업했고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2024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신약 개발 기업 에임드바이오도 최근 코스닥 상장을 마쳤다. 우주항공 기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에듀테크 기업 럭스로보 등 다방면의 혁신 기업이 프리 IPO(기업공개) 단계에 다다르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분야의 기술을 창업과 성장으로 이끈 것은 텍스코어의 완성도가 높다는 증거다.”
―공공연구성과 기술 고도화인 ‘기술 스케일업’은 어떤 지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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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스케일업을 추진할 때 겪는 어려움과 해결 방안은….
박 사무관=“기술마다 성격도 다르고 변화하는 속도도 다르다. 연구실에서 거둔 성과를 시장에 맞게 조율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러려면 우수한 기초·원천 연구성과 가운데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선별해야 한다. 시장의 실제 수요와 연구성과를 연결하는 것이 우리 연구성과혁신정책과를 포함한 공공연구성과 확산 기관의 주요 과제라고 생각한다. 수요발굴지원단, 공공기술발굴매칭 등 과제를 기반으로 기업의 수요와 공공기술 간 연결을 적극 시도해 이 과제를 해결 중이다. 유망 사업과 공공 R&D의 성과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AI 기반 성과 확산 플랫폼 아폴로(Apollo)도 시범 운영 중이다. 아폴로는 AI로 공공기술과 시장의 수요를 빠르고 정확하게 연결한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가늠한다. 이미 공공연구성과 확산 업무를 하는 기관에서 아폴로를 시범 운영 중인데 적절한 시기에 공공기술이 스케일업을 거쳐 시장에 확산되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
―2026년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정책과가 주안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지 사무관=“정부가 9월 확정한 123대 국정과제 가운데 28번인 ‘세계를 선도할 넥스트 전략기술 육성’ 과제는 국가전략기술을 세계 최초 5개 이상 확보하는 것, 세계 1위 부문을 10개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제는 동시에 ‘R&D 성과기반 실험실 창업 지원 강화, 산학연 조인트벤처 설립, 민간 TLO 전문기관 육성과 혁신조달 시장 진출 확대’ 등 딥테크 기반 혁신성장 로드맵도 제시한다. 정부 R&D 투자로 만들어진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기술 주도 성장을 가속하도록 우수한 능력을 가진 대학·출연연 연구원들이 체감할 연구성과 확산 지원 제도를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염 사무관=“정부는 11월에 국가과학자 선정 및 육성, 매력적인 이공계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한 ‘과학기술인재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이곳에서 태어난 이공계 연구자들이 활약할 다양한 진로를 창출하기 위해 텍스코어, 창업 탐색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학·출연연으로부터 탐색팀을 발굴·지원하는 실험실창업혁신단의 수를 7개에서 14개 내외로, 지원 팀 규모를 2배 이상 늘려 공공연구성과 기반 우수 인력의 창업 탐색 기회를 제공하겠다. 대학 내 실험실창업혁신단에서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박 사무관=“매년 전 부처와 전 영역의 R&D 과제를 대상으로 우수 성과 100개를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 과제를 대상으로 기술 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9개월간 면밀하게 R&D 과제를 분석해 좋은 성과를 선정하므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연구자들의 성과 확산 활동을 돕겠다.” ―공직에 들어와 창업 정책을 운용하면서 가장 의미 있던 순간과 앞으로의 다짐은….
지 사무관=“과기정통부 1차관께서 늘 연구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담당하는 사업의 과제를 수행 중인 대학교수와의 간담회에서 대학이 기술 사업화를 보는 관점, 현장의 어려움을 들었다. 연구자들과 더 밀접히 접촉하며 정책을 추진하는 공직자가 되겠다.”
염 사무관=“12월 ‘2025 공공연구성과 확산대전’에서 텍스코어 참가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클라썸이나 모바휠과 같은 텍스코어 출신 혁신 기업 대표들의 성장 경험도 나눠 받았다. 그 덕분에 우리가 진행 중인 연구 지원 사업이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 체감했다.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하며 산업계에 실질적 도움을 제공할 방향을 고민하겠다.”
박 사무관=“지원 대상의 역량과 기술 수준을 함께 높여 사업화로 이끌었을 때 큰 의미를 느꼈다. 연구실의 성과가 기술 이전과 창업으로 이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과 서비스가 국민 삶의 질을 높이면서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사례도 인상 깊었다. 공공연구성과 확산의 중요성을 항상 인식하며 현장의 어려운 점,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에 귀 기울이고 더 나은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김인규 기자 anold3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