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난민 출신 첫 유엔 난민기구 수장 탄생…바르함 살리 전 이라크 대통령 임명

입력 | 2025-12-19 14:11:00


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유엔이 바르함 살리 이라크 전 대통령을 유엔난민기구(UNHCR) 신임 최고대표로 선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밝혔다. 쿠르드계 출신인 살리 전 대통령은 학창 시절 사담 후세인 독재 정권의 박해를 받고 이라크에서 영국으로 떠난 난민 출신이다. NYT는 “난민 출신 첫 유엔 난민기구 수장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NYT 등에 따르면 유엔 총회는 이날 이라크 전 대통령이자 쿠르드족 정치 베테랑인 바르함 살리(65)를 UNHCR 신임 최고대표로 선출했다. 그는 스웨덴 가구 회사인 이케아의 전 최고경영자(CEO) 및 스페인, 핀란드의 전 외무장관을 포함한 약 12명의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해당 직책에 선임됐다고 NYT는 전했다.

살리 대표는 SNS에 올린 성명에서 “저 또한 한때 난민이었기에 보호와 지원이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은 연대, 실용주의, 그리고 국제법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하는 저의 리더십 프로그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살리 대표는 통계학 및 컴퓨터 응용 분야 박사 학위를 소지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고등학생 시절이던 1970년대 쿠르드 민족 운동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는 사담 후세인 전 독재 정권 하에서 두 차례 체포돼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더 이상의 박해를 피해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이라크를 떠나 영국으로 갔다.

이후 그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라크 대통령을 역임했다. 이전엔 이라크의 자치 지역인 쿠르드 자치구의 총리를 두 차례 지냈다.

필리포 그란디 현 UNHCR 최고대표는 “살리 신임 최고대표는 수십 년 동안의 고위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는 리더십과 신중한 외교 능력을 지녔다”며 “특히 분쟁과 박해로 인한 강제 실향으로 고통받았던 국가 출신으로서 많은 난민을 비롯한 강제 실향민이 직면한 어려움을 직접 경험했다”고 소개했다.

신임 최고대표의 공식 임기는 내년 1월 1일에 시작하며, UNHCR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 주재한다. UNHCR은 올해 인도적 지원이 대폭 삭감된 상황에서 128개국의 강제 실향민을 보호하고, 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직원 1만4600여명 가운데 90%는 인도주의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