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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깜짝 실적…메모리 수요 폭발 ‘슈퍼사이클’ 기대 커져

입력 | 2025-12-18 17:00:00


뉴시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올렸다. 인공지능(AI)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인한 ‘슈퍼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기대가 커졌다.

17일(현지 시간)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 136억4000만 달러(약 20조1700억 원), 영업이익 64억2000만 달러(약 9조5000억 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매출 129억5000만 달러, 영업이익 54억1000만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D램, 낸드플래시 매출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데이터센터 매출 등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하반기(7~12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해진 탓에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그 전망조차 뛰어넘은 것이다. 다음 분기(올 12월~내년 2월) 매출 전망(183억~191억 달러)도 시장 전망(144억 달러)을 약 30% 웃돌았다.

반도체 수퍼 사이클 국면이 여전히 초입 단계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D램 가격이 20%나 급등했고, 현재는 전체 고객사 수요의 50~60%만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2026년 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 대한 가격 및 물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자 우위 구도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당분간 D램 공급 부족 현상은 해소하기 어렵고, 이 과정에서 마이크론의 이익 사이클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라클 쇼크’로 AI 투자 심리가 재차 흔들리며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동반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1.53%), 코스닥(―1.07%), 일본 니케이 225 평균주가(―1.03%), 대만 자취안 지수(―0.21%)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3,994.51로 마감하며 4,000선이 재차 깨졌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사모펀드 블루아울 캐피탈이 오라클이 미국 미시간주에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100억 달러(약 14조8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철회했다고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오라클은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이 400%를 넘어 AI 투자 경쟁의 ‘약한 고리’로 꼽혀왔다. 오라클은 프로젝트는 일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지만 오라클 주가는 5.4% 급락했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오픈AI, 데이터센터에 AI 가속기를 공급할 엔비디아(―3.82%) 등으로 우려가 확산됐다.

다만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메모리 제조사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론은 정규장에서는 3.01% 하락했으나 장 마감 후 진행한 실적발표의 영향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8% 넘게 급등했다.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가운데 삼성전자(―0.28%)와 SK하이닉스(+0.18%)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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