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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격범 2명은 부자관계… 총 뺏은 시민영웅은 40대 무슬림

입력 | 2025-12-16 03:00:00

본다이 해변 총기 난사, 16명 사망
파키스탄계 총격범, IS연관 가능성
시민영웅, 제압과정 팔-손에 총상



‘총격 희생자’ 추모 15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 인근에 조성된 임시 추모소에서 시민들이 총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 위에 이스라엘 국기를 놓고 있다. 하루 전 이곳의 유대 명절 ‘하누카’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최소 16명이 숨졌다. 시드니=AP 뉴시스


호주 시드니 동부 본다이 해변에서 14일 진행된 유대교 명절 ‘하누카’ 기념 축제 중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2명이 부자(父子) 관계로 드러났다. 수사 당국은 두 사람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혹은 이란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이스라엘은 호주 정부가 사실상 반(反)유대주의를 방치해 유대계에 대한 테러가 발생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1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총기 난사 사망자는 10세 소녀, 87세 노인 등을 포함해 16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중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 알렉스 클레이트만 씨도 포함됐다. 또 최소 40여 명이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몸싸움 끝에 범인들로부터 총을 빼앗아 더 큰 피해를 막은 ‘시민 영웅’은 시드니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 중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씨(43·사진)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그는 시리아 이들리브 출신의 무슬림이다. 범인 제압 과정에서 팔과 손에 총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국제 온라인 기부금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아흐메드 씨를 도우려는 후원금이 답지하고 있다. 15일 현재 100만 호주달러(약 9억7400만 원) 이상이 모였다. 미국의 유대계 억만장자 빌 애크먼이 9만9999호주달러(약 9740만 원)를 쾌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각국 정상도 앞다퉈 그의 행동을 칭송했다.

경찰은 총격범의 신원이 사지드 아크람(50)과 그의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파키스탄계로 알려졌다. 사지드는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고, 나비드는 총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참사 직후 경찰은 이들의 차량에서 급조폭발물(IED) 2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차량에선 폭발물과 함께 IS 깃발 2개가 발견됐다. 특히 나비드는 2019년 시드니에서 체포된 IS 관련 테러 계획범과의 연관성이 드러나 호주 정보기관의 조사도 받았다. 앨버니지 총리는 총기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호주 정부의 태도가 반유대주의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 “반유대주의는 지도자들이 침묵할 때 퍼지는 ‘암’”이라며 “당신들(호주 정부)은 이 병이 퍼지게 놔뒀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명백한 반유대주의 공격”이라고 동조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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