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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크리스마스? 네덜란드 AI 광고 논란끝 삭제 (영상)

입력 | 2025-12-11 15:01:00


맥도날드 네덜란드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한 2025년 크리스마스 광고.


네덜란드의 맥도날드 광고가 크리스마스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묘사했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또 광고에 등장한 장면 대부분이 AI 생성 영상임이 드러나면서 창작 대체 논란까지 확산돼 결국 공개 사흘 만에 영상을 내렸다.

11일(현지시간) AFP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문제의 45초 광고는 ‘연중 가장 끔찍한 시기(The Most Terrible Time of the Year)’라는 제목으로 네덜란드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6일 처음 공개됐다.

광고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벌어질 만한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을 AI 이미지로 묘사했다. 성가대가 눈보라를 맞은 채 노래를 부르고, 할인 행사장에서 고객 둘이 같은 곰 인형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며, 산타클로스가 도로 정체에 갇혀 분노하는 장면 등이 이어진다. 마지막은 “연말의 혼란을 피해 내년 1월까지는 맥도날드로 피신하라”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광고는 코믹한 분위기를 의도했으나, 실제 소비자 반응은 정반대였다. 소셜미디어에는 “올해 본 광고 중 최악”, “소름 끼친다”, “편집이 엉망”이라는 혹평이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는 AI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표정과 동작을 지적하며 “기분이 나빠질 정도로 어색하다”고 반응했다.

맥도날드 네덜란드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한 2025년 크리스마스 광고 영상. 맥도날드 유튜브 채널


 AI 활용 둘러싼 비판도

광고 제작사인 더 스위트샵 필름스의 멜라니 브리지 최고경영자(CEO)는 링크드인을 통해 “AI는 창작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 상자를 확장하는 것”이라며 “비전과 취향, 리더십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10명이 5주간 풀타임으로 작업한 만큼 실제 촬영보다 더 많은 공정과 시간이 필요했다”며 AI가 ‘쉽고 빠른 대체 수단’이라는 인식에 반박했다.

그러나 독립 제작사 봄퍼 스튜디오의 엠린 데이비스는 “그 광고에 출연했어야 할 배우와 합창단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10명이라는 인력 규모는 전통적인 실사 제작 기준으로는 매우 적은 수”라고 비판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맥도날드 네덜란드 본사는 결국 광고를 내렸다. 회사는 AFP에 “연휴 기간 네덜란드에서 흔히 겪는 스트레스 순간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자 했다”면서도 “SNS 반응과 해외 언론 보도를 통해 많은 고객에게 이 시기가 ‘연중 가장 멋진 시간’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AI를 활용한 기업 광고가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본격 등장한 가운데, 인간 창작자의 역할 축소 우려부터 기술적 완성도의 문제까지 복합적인 논쟁이 이어지며 업계의 숙제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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