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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해발 1450m 제주삼다수 취수원 가보니… 군사시설급 통제구역 이물질 원천 차단

입력 | 2025-11-28 17:00:00

제주삼다수 취수원 현장 방문
지하수 고갈 우려 無… “제주 지하수 총량 0.09%만 사용”
뚜껑·페트병부터 패키지까지 스마트팩토리서 완성
2027년 친환경 스마트팩토리 L6 가동
젊은 세대 소통↑… 제주삼다수 심쿵마켓 팝업 운영
올해 30주년… “더욱 깨끗한 물로 보답할 것”




한라산에 있는 제주삼다수 취수원 전경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마을, 한라산 중산간 지역 해발 440m 지점. 울창한 숲길을 따라 20여 분을 오르자 지도 앱에 등장하지 않는 취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군사시설처럼 철저히 통제되는 이곳에서 제주삼다수의 여정이 시작된다.

제주 삼다수 취수원 주변 자연.

제주 삼다수 취수원 주변 자연.

제주삼다수는 한라산 해발 1450m 진달래밭 인근에 내린 빗물이 31년간 화산 송이와 용암층을 통과하면서 정화된 화산암반수라고 한다. 자연이 제공하는 천연필터 시스템으로 오랜 시간 침전과 여과 과정을 거쳐 미네랄 성분을 함유한 청정수로 완성된다. 이후 지하 420m에 있는 지하수를 제1·2·3취수원에서 끌어올려 생산한다.

제주개발공사는 지하수 고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연간 취수 허가량 165만 톤 중 실제 100만 톤 수준만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제주 지하수 총량의 0.09%에 불과하고 이에 따라 지난 27년 동안 지하수 수위 변동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제주 지하수 총량이 17억5800만 톤인 점을 고려하면, 삼다수 생산으로 인한 수자원 부하는 실질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심문주 제주개발공사 먹는물연구소 박사.

제주 삼다수 취수원 주변 자연.

심문주 제주개발공사 먹는물연구소 박사는 “공장과 직선거리 1㎞ 지점에 취수원이 있고 이중 덮개 구조로 외부 오염원을 완벽히 차단한다. 취수원 근처 축구장 약 100개 규모(약 72만㎡) 토지를 모두 매입해 개발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제주 삼다수 취수원 내부.

제주 삼다수 취수원 내부.

제주 삼다수 취수원 내부.

현재 22개 감시정을 통해 지하수 수위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한다. 취수정 주변 수질 관측정 14개소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지하수위, 수온, 전기시설 등을 모니터링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3취수원은 현재 시범 운영 단계로 내년 9월부터 취수를 시작해 2027년부터 제품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내 최고 속도 스마트팩토리

제주 삼다수 공장 내부.

제주 삼다수 공장 내부.

삼다수 공장 내 원수 보관통.

공장 대지는 2만4000평 규모로 현재 L2~L5 등 4개 생산라인이 가동 중이다. 그중 2018년 시험가동을 시작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L5 스마트팩토리는 국내 먹는샘물 업계 최초 스마트팩토리로 국내에서 생산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한다.

L5는 500㎖ 페트병 기준으로 분당 1270병, 초당 21병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 공장 내부를 보호하기 위해 견학 이동 통로는 여러 겹 유리창으로 봉쇄돼 외부 물질이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설계됐다. 공장 내부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 이는 공정 대부분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특별한 공정 외에는 무인화에 가까운 방식으로 운영되고 설비 관리와 감독 인원만 최소한으로 배치됐다.

제주 삼다수 취수원 주변 자연.

제주 삼다수 취수원 주변 자연.



페트병부터 병뚜껑까지 직접 생산

제주삼다수는 페트병 제작 과정.

제주삼다수 공장 독특한 특징은 페트병과 병뚜껑을 모두 직접 제작한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에서 유일한 자체 생산 방식으로, 외부 이물질 혼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다.

제조과정은 페트병의 기본이 되는 플라스틱 프리폼(free form) 제조부터 시작된다. PET 원료를 약 280도의 온도로 녹여 금형 틀에 부어 프리폼을 생산하고, 병뚜껑도 HDPE(고밀도 플라스틱) 원료를 녹여 금형 틀에 부어 제작한다. 만들어진 프리폼은 가열기에서 110도까지 열을 가해 말랑해진 후 페트병 형태로 성형된다.

제주 삼다수 생산공정.

제주 삼다수 생산공정.

제주삼다수 원수는 한 차례 여과 작업을 거쳐 저장 탱크에 모인 뒤, 미세먼지와 미생물을 제거하는 단순여과 및 자외선 살균 과정을 거쳐 깨끗한 상태로 병에 주입된다. 용량검사, 이물질 검사, 밀봉 체크 등 정밀한 검사를 거친 후 라벨을 부착하고 출고된다. 모든 검사 과정에서 카메라 기반의 자동검사 시스템이 활용돼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었다.

업계 유일 물 연구소 ‘먹는물연구소’ 운영… 환경부 공인 수질검사기관

제주삼다수 품질경쟁력의 중심에는 업계 유일한 먹는물연구소가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2021년 생수 기업 최초로 환경부 공인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되며 고도화된 수질 분석 시스템을 검증받았다.

김태형 제주삼다수 선임연구원이 제주삼다수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먹는물연구소는 국가 공인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 운영, 삼다수 취수원 보전관리 연구, 먹는 물 분석 및 연구 등 삼다수 품질을 포함한 수자원 및 물 산업의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의 먹는 물 수질 기준 및 품질 안전을 위해 연간 약 2만 회의 수질검사를 하면서 생산 현장에서의 엄격한 수질 관리 시스템을 반영하고 있다.

이어 매년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먹는 물 수질 항목에 대한 분석 능력을 검증받고 환경부 지도 점검과 현장 평가를 통과하는 등 엄격한 과정을 거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환경자원협회의 먹는 물 분야 국제숙련도 평가에서 5년 연속 우수 분석기관 인증을 갱신했고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먹는샘물 업계 최초로 품질경쟁력 우수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된 바 있다.

친환경 경영 강화… 플라스틱 사용량 50% 감축 목표
제주삼다수는 최근 친환경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전 품종 용기 무게를 약 12% 줄이는 데 성공했으며, 이로 인해 연간 약 3400톤의 플라스틱 절감과 8000톤의 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제주 삼다수가 정화되는 지질층.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 50% 절감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페트병 비닐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무라벨 제품 생산은 현재 전체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까지 무라벨 100%를 목표로 구체적인 계획을 실천 중이다.

2027년 친환경 스마트팩토리 완공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공정.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공정.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공정.

제주개발공사는 사업비 1500억 원을 투입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L6 친환경 스마트팩토리 건립을 추진 중이다. L6는 최신 자동화 설비와 탄소 저감형 공정시스템을 갖춘 생산시설로, 무라벨 제품과 재생 페트 등 친환경 제품 전용 설비로 구성될 예정이다.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공정.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공정.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공정.

또한 바이오페트 등 친환경 원료와 혼합 생산이 가능한 설비와 장비를 도입하고, 유연 생산시스템과 전자식 자동화 생산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친환경 원료 저장 창고를 설치해 일반 페트 원료와 구분·관리하고, 제품 무게도 더 줄여 연간 페트 사용량을 혁신적으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L6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대비 생산능력이 1.5배 증가해 연간 약 144만~150만 톤의 생산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허가된 연간 생산량 160만 톤의 90% 수준이다.

올해 창립 30주년… 27년 연속 생수 1등

1995년 설립된 제주개발공사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98년 삼다수 출시 이래 제주지역 개발사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대표상품인 제주삼다수는 2025년 1분기 기준 40.4%의 점유율로 27년 연속 생수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1월에는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체험형 팝업스토어 ‘심쿵마켓’을 제주 전역에서 운영하면서 소비자 소통 강화를 꾀했다. 최근에는 제주 소상공인 브랜드와 함께 ‘상생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확대하는 추세다.

제주 삼다수 취수원 주변 자연.

제주 삼다수 취수원 주변 자연.

제주개발공사관계자는 “제주삼다수의 청정함과 제조공정의 깨끗함은 자부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30년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자분들께 사랑받은 만큼 앞으로도 뛰어난 품질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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