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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2개 가진 여성들…“한달에 생리 두번” “기적처럼 쌍둥이 출산도”

입력 | 2025-11-28 16:30:39

중복 자궁 진단을 받은 영국 서리 출신 모델 애니 샬럿(26). 인스타그램 캡처 @annieecharlotte


자궁 2개를 가지고 태어난 한 영국 여성이 고충을 토로했다.

26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더선과 미러 등에 따르면 영국 서리 출신 모델 애니 샬럿(26)은 16세에 미레나 시술을 받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중복 자궁(Uterus didelphys) 진단을 받았다.

이는 여성의 약 0.3%만 겪는 희귀 질병이다. 애니는 “생리를 한 달에 두 번 해서 피임약을 복용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병은 생식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유산이 잘 되거나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 직후 충격을 받았다는 애니는 이후 다른 사람들과 신체적인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며 질환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연애할 때 종종 불쾌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남성들은 애니에게 “두 명과 동시에 성관계를 해봤느냐”는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졌다고 한다.

의학계에 따르면 애니가 가진 중복 자궁은 태아 발달 과정에서 자궁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아 두 개로 분리된 채 남는 선천적 기형이다. 이 구조에서는 자궁뿐 아니라 자궁경부와 질관이 각각 두 개로 형성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중 자궁을 가진 여성은 생리통이 심하거나 탐폰 사용 시 한쪽에서 새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임신 시 자궁이 작아 태아의 성장이 제한되기에 유산과 조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로 배아가 성공적으로 착상하기 어려울 수 있고, 비정형적인 자궁 모양과 태반이 자궁 내 혈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진 않지만, 반복 유산이나 심한 성관계 통증이 있을 경우 교정 수술을 고려한다.

미국 버밍엄 앨라배마대학(UAB)에 따르면 이 희귀한 선천성 질환을 앓는 여성의 자궁 2개 모두에서 아기가 임신될 가능성은 100만 분의 1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극히 드물다.

그러나 2023년 버밍엄 도라에 거주하는 켈시 해처는 각각의 자궁에 1명씩 임신된 여아 총 2명을 낳았다고 BBC가 밝혔다. 한 명은 자연분만으로, 다른 한 명은 제왕절개 수술로 낳았다. 켈시는 남편과 함께한 인터뷰에서 “2명의 이란성 쌍둥이는 ‘기적의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2개의 자궁과 2개의 자궁경부를 가진 미 앨라배마주 도라의 켈시 해처라는 여성이 2023년 각각의 자궁에 1명씩 임신된 2명의 여아를 낳았다. (BBC) 뉴시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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