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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 주범은 ‘50대 남성 직장 상사’…피해자 80%는 침묵했다

입력 | 2025-11-27 11:12:14


국가인권위 조사에서 한국 사회 인권침해는 주로 직장에서, 50대 남성 상사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80%는 침묵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사회에서 인권침해를 가장 많이 저지르는 집단은 50대 남성 직장 상사이며, 피해자의 80% 가까이는 침묵하거나 대응을 포기했다는 대규모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이라는 일상 공간에서 상급자의 말과 행동이 인권침해로 이어지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거나 대응 방법을 몰라서 참는다는 분석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6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만 70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 인권의식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 인권침해, 45.%가 직장에서 이뤄져…가해자는 직장상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인권침해를 겪었다고 응답한 3514명 중 45.2%가 직장에서 이같은 피해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많은 이웃, 동호회 등 지역사회(28.3%)보다 16.9%p(포인트) 높은 수치다.

가해자 유형을 보면 직장 상사·상급자를 지목한 비율이 26.6%로 가장 높았다. 이는 다음 순위를 차지한 ‘이웃이나 동호회 사람들’(15.4%)보다 1.7배 높았고, 3위인 ‘고객이나 소비자’(8.1%)보다 3배나 높은 수치다.

● 가해성별은 남성이 압도적…연령대는 50, 60대가 3분의 차지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58.4%, 여성이 33.4%로 남성이 더 많았다.

가해 연령대의 경우 50대가 34.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60대 이상이 28.2%로 두 번째를 차지하면서 중장년·노년층이 가해 연령대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40대(17.5%), 30대(8.2%), 20대 이하(2.2%)가 뒤를 이었다.

● 80% 가까운 피해자가 대응포기…“심각하게 생각안하고 대응 방법 몰라서”

인권침해를 경험한 사람들 중 79.2%는 적극적인 대응을 포기하고 침묵을 선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시정을 요구한 사람은 13.2%에 불과했고, 인권 침해에 오히려 동조한 사람도 7.7%나 됐다.

대응포기와 침묵을 선택한 사람들 중 대다수는 “인권 침해를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거나 방법을 몰라서 침묵했다”고 응답했다.

● 전문가 “직장 중심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에 맞춤 대응 전략 필요”

‘2025년 국가인권통계 분석 토론회’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한 유은혜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 인권침해의 전형적인 가해자 프로필은 ‘40∼50대 남성 직장 상사’”라며 “직장을 중심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맞춤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직장 내 인권침해는 조직의 위계 구조와 침묵을 강요하는 문화가 결합한 문제”라며 “침해를 인지해도 신고 경로 부족, 불이익 우려, 조직 내 고립 등에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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