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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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과의 갈등을 야기한 다카이치 총리가 민감한 외교 현안에 대해 실언을 저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21일(현지 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길에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는 “어제 오전 일정을 비우고 출장 짐을 쌌는데 가장 고민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 게 ‘옷 고르기’였다”며 “지난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안도 히로시 의원의 발언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고 했다.
참정당 소속 안도 의원은 당시 “이제부터 다카이치 총리를 비롯해 각료 여러분이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협상해야 한다”며 “그때 가능한 한 일본 최고의 원단을 사용해 일본 최고의 장인이 만든 옷으로 제대로 외교 협상을 해줬으면 한다. 값싼 옷으로 대응하면 얕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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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중요 행사를 앞두고 옷을 고르는 데 몇 시간을 허비했다면서 ‘한가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한 ‘마운트’(우위)라는 단어가 논란이 됐다. 영어 ‘마운팅’(mounting·동물이 다른 동물 위에 올라타는 행동)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상대를 깔보거나 우위를 점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공직자, 특히 총리가 상호 존중이 원칙인 외교 상황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도 다카이치 총리의 부적절한 외교 인식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요네야마 류이치(米山隆一) 입헌민주당 의원은 엑스에 “생각은 자유지만 그것을 공공연하게 밝히면 상대방에게 ‘지금 마운트를 취하려고 하는 구나’ 하고 생각하게 한다”며 “그 전에 대체 무엇을 입으면 마운트를 취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야마조에 타쿠 일본공산당 의원도 “외교에서 마운트를 잡겠다는 발상도, 그것이 옷차림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이가 없다. 사실과 논리, 국제법을 벗어난 부끄러운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예산위원회의 소중한 시간을 들여 총리에게 ‘값싼 옷은 얕보인다’고 묻는 (안도) 의원의 자질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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