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쇼크 경고등] 식품업계 원재료 수입 의존도 70% 환율 상승분 1~3개월뒤 물가 반영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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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소고기가 싸다는 말도 옛말이에요.”
17일 서울 강서구에서 만난 정육점 사장 이종원 씨(49)는 “석 달쯤 전부터 미국산 소고기값이 크게 올랐다”며 “소고기 가격을 보고 놀라서 돼지고기를 사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먹거리 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율에 직접 영향을 받는 수입 제품은 물론이고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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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를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라 고환율이 지속되면 판매 가격 인상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통 환율 상승분이 1∼3개월 뒤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때가 많다”고 했다.
식품 가격이 환율에 민감한 이유는 70%에 육박하는 원재료 수입 의존도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1월 발표한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국내 식품제조업의 국산 원재료 사용 비중은 31.8%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은 식품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3분기(7∼9월) 사업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후 이익이 13억818만 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상반기(1∼6월) 사업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 이익이 77억3500만 원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동원산업의 식품 자회사인 동원에프앤비도 환율이 1380원에서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20억 원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입 원재료 값도 올랐는데 고환율까지 지속되면 기업들은 원가 부담을 메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과거처럼 제품 용량을 줄일 수도 없다 보니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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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