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이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2025.11.05. [서울=뉴시스]
이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만2905달러까지 내려갔다 반등하며 9만5000달러 대를 회복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화폐 지지에 대한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올 초부터 나타난 30% 이상의 상승세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친(親)가상화폐 발언을 쏟아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도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들었다. 트럼프 행정부와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관심에도 가상화폐에 대한 선호는 최근 줄어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및 기술주 붕괴 등으로 안전 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시장을 견인할 뚜렷한 호재가 사실상 마땅치 않은 상황인 것. 특히 비트코인이 지난달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가상화폐 매수 심리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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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의 하락세가 일시적인 것이며,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반면 한동안 가상화폐 시장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페퍼스톤 그룹의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 웨스턴은 “최근의 매도세로 인해 트레이더들이 입은 심리적 타격이 여전히 대형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를 잊어버리고 극복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꾸준한 상승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분석가들은 장기적 침체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는 이전의 비트코인 폭락을 초래했던 주요 투기 요인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